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거취에 관심이 쏠렸던 톰 휠러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결국 물러나기로 했다.
이로써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FCC는 당분간 공화당이 2대 1로 숫적 우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톰 휠러는 15일(현지 시각) 내년 1월 20일에 FCC 위원장을 사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FCC 위원장 거취 문제를 놓고 한 달여 동안 이어진 공방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날 FCC 회의에서 톰 휠러 위원장은 “(FCC 위원장직은) 내 경력에서 가장 큰 영광이었다”면서 “언론들은 우리의 차이에 주로 주목했지만, 사실은 함께 이룬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 한 달여 걸친 팽팽한 신경전, 휠러 사임으로 마무리
그 동안 톰 휠러는 거취 문제를 놓고 미국 상원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올 연말로 임기 종료되는 제시카 로젠워슬 위원을 상원이 재신임해 줄 경우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 그래야만 내년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에도 당분간 공화당과 2대 2로 숫적인 균형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상원은 톰 휠러가 먼저 물러나야 로젠위슬 임기 연장 문제를 인준하겠다고 맞섰다.
양측이 이렇게 팽팽하게 맞선 것은 5명으로 구성된 FCC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행보였다.
5인으로 구성된 FCC 위원의 임기는 5년이다. 톰 휠러 위원장은 지난 2013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뒤 상원에서 인준을 받으면서 그 해 가을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휠러 FCC 위원장 임기는 2018년 가을 종료된다. 하지만 미국에선 정권이 바뀔 경우 통상적으로 FCC 위원장이 물러나는 것이 관행이다.
물론 위원장 직에서 물러나더라도 FCC 위원으로 계속 활동할 수는 있다.
이 문제를 놓고 톰 휠러와 공화당 측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 왔다. 휠러는 자신의 퇴진 조건으로 올 연말 임기 만료되는 민주당 출신 로젠위슬 위원 재선임을 요구했다.
FCC는 매년 한 명씩 임기가 만료되며, 상원이 승인할 경우 연임을 할 수 있다.
톰 휠러 입장에선 로젠위슬의 임기를 연장해 놓은 상태에서 자신이 물러날 경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당분간 공화당과 2대 2 균형을 맞츨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곧바로 FCC 위원장을 지명하더라도 상원 인준을 받기까지는 몇 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휠러 역시 2013년 5월에 지명된 뒤 그 해 11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공화당이 주도하고 있는 상원은 반대 요구를 했다. 휠러가 물러나지 않을 경우 로젠위슬 연임 문제는 아예 고려조차 하지 않겠다고 맞선 것이다.
■ FCC 주도권 잡을 공화당, 어떤 정책부터 손댈까
공화당 입장에선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FCC 주도권을 잡겠다는 속내를 강하게 드러낸 셈이다.
결국 톰 휠러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맞춰 사임하기로 함으로써 공화당 뜻대로 FCC 진용을 갖출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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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위원 3명 중 톰 휠러 위원장과 제시카 로젠위슬이 동시에 떠남에 따라 FCC는 당분간 3인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그 중 공화당은 2석을 차지하게 돼 오바마 대통령이 FCC를 통해 관철했던 각종 정책에 손을 댈 수 있게 됐다.
FCC가 5인 체제로 복귀하기 위해선 트럼프가 차기 FCC 위원장을 지명하고, 민주당 쪽이 로젠위슬 후임자를 지명한 뒤 상원 인준을 받아야만 한다. 그 시간이 최소한 몇 개월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