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휠러 FCC 위원장, 당분간 자리 지킨다

"민주당 위원 재신임해야 떠나겠다" 공언

방송/통신입력 :2016/12/14 14:07    수정: 2016/12/14 14:1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둘러싸고 치열한 두뇌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민주당 출신 위원 재신임과 톰 휠러 위원장 거취 문제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톰 휠러 FCC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FCC에 더 머무를 것이라고 아스테크니카가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톰 휠러는 미국 상원이 올 연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제시카 로젠워슬 위원을 재신임하지 않음에 따라 당분간 FCC 위원직을 사임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주 톰 휠러는 상원이 로젠워슬의 재임을 승인할 경우 즉시 물러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원이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당분간 사임하지 않고 계속 머무를 것이라고 아스테크니카가 분석했다.

톰 휠러 FCC 위원장. (사진=씨넷)

■ 5명으로 구성된 FCC 위원, 매년 한명씩 임기 종료

5명으로 구성된 FCC 위원들의 임기는 5년이다. FCC는 정책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한 명씩 임기가 만료되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톰 휠러는 지난 2013년 FCC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에 따라 이론적으로는 오는 2018년말에 임기가 끝난다.

하지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자신의 정책을 책임 있게 추진해 줄 인사를 FCC 위원장에 앉힐 가능성이 많다.

이렇게 될 경우 톰 휠러는 FCC 위원장에서 물러나야 한다. 물론 새 위원장 선임 이후에도 FCC 위원으로 계속 남아 있을 수는 있다.

5명으로 구성된 FCC는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민주당 출신이 3명으로 다수를 점했다. FCC가 지난 해 강력한 망중립성 원칙을 통과시킨 데는 숫적인 우세 덕분이었다.

5명으로 구성된 FCC 위원들. 가운데가 톰 휠러 위원장이며, 왼쪽에서 세 번째가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제시카 로젠슬 위원이다.

하지만 정부가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지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할 경우 위원장 선임권을 갖기 때문에 공화당이 3대 2로 숫적인 우세를 점하게 된다.

FCC 위원장은 대통령이 지명한 뒤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가 지명한 사람이 FCC 위원장 자리에 오르는 건 큰 문제가 없다.

문제가 트럼프 체제가 갖춰지기 전까지다. 민주당 입장에선 새 위원장이 상원 인준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최소한 2대2로 숫적인 균형을 맞추는 쪽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두 당의 이런 이해관계 차이는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제시카 로젠워슬 FCC 위원 재심임 문제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 "2대2냐, 2대1이냐" 치열한 두뇌싸움

공화당은 톰 휠러 위원장이 먼저 사임해야 상원에서 로젠위슬의 재임을 승인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톰 휠러는 상원에서 로젠위슬 재임을 먼저 승인해주면 물러나겠다고 맞서고 있다.

공화당 입장에선 로젠위슬이든 휠러든 둘 중 하나만 떠나면 내년부터 FCC에서 민주당과 2대 2로 맞설 수 있게 된다. 그런 다음 차기 위원장 지명 절차를 서두를 경우 FCC에서 확실한 숫적 우세를 점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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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휠러 입장에선 로젠위슬 재선임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마저 사임할 경우 자칫하면 내년초부터 민주당이 오히려 2대 1로 숫적인 열세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일부 공화당 위원들은 로젠위슬 재신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휠러까지 떠나도록 함으로써 FCC에서 2대 1로 숫적인 우세를 차지하길 원하고 있다고 아스테크니카가 전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