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지상파DMB의 화질 개선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12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개최된 KBS 임시 이사회에서 경영진들은 지상파DMB의 고화질(HD)방송 개시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하자"며 결정을 미뤘다.
HD DMB 방송을 미루고 있는 KBS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자, KBS 경영진은 지상파DMB HD 현황에 대한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고 HD DMB 개시를 재검토 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이사회에서 KBS 경영진이 HD DMB 방송을 개시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또 다시 애매한 입장만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YTN DMB 등 중소 DMB 3사는 이미 지난 8월1일부터 기존 DMB 보다 12배 더 화질이 개선된 HD 방송을 시작했지만, KBS, MBC, SBS 지상파3사는 화질 개선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특히 공영방송인 KBS가 DMB 품질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국회입법조사처가 방통위를 통해 KBS 측에 HD전환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명확한 소명을 요청하는 질의서를 보냈고, 최성준 방통위원장도 KBS에 HD방송 개시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면서 "KBS 시청자 본부에도 지상파DMB HD 방송과 관련한 민원이 상당수 접수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KBS 내부의 비난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8일 KBS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수신료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KBS가 HD DMB를 포기하는 것은 공영방송 존재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경영진을 질책했다.
전방위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KBS가 HD DMB 방송을 주저하고 있는 이유는 내년 2월 이후 시작될 지상파UHD에 대한 밑그림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UHD 방송이 시작되면 한 개의 주파수로 고정형 뿐만 아니라 이동형 방송도 가능하다. 지상파 3사로서는 UHD 이동형 방송이 지상파 DMB를 대체할 가능성이 큰 만큼 지상파DMB에 대한 신규 투자를 보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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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송기술 전문가들은 이동형UHD가 지상파DMB HD 방송에 비해 기능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데다, 많은 투자비가 소요돼 실제 이동형UHD방송이 가능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방송기술 전문가는 “이동형 UHD 방송을 하려면 서울에만 중계기 1000대를 깔아야 가능하다”며 "그렇게 되면 조 단위의 투자가 필요할 텐데, 화질도 HD급으로 지상파DMB와 동일한 데다 별다른 수익모델도 없는 상황에서 UHD이동형 방송을 한다는 것은 뜬구름 잡는 소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