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빠진 DMB HD방송 개시...'반쪽짜리' 비판

"pooq 시장 잠식"…YTN DMB 등 3사만 참여

방송/통신입력 :2016/08/01 16:18

지상파DMB가 기존 보다 12배 화질이 개선된 고화질(HD) 방송을 1일부터 시작한다. 고화질 방송을 통해 잃어버린 사용자를 되찾고 광고 수익 증대도 꾀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지상파 계열 DMB 3사는 이번 HD전환에서 빠져 반쪽짜리가 됐다. 이들 3사는 공동 운영중인 푹(pooq)의 유료 서비스 시장 잠식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HD 전환을 미루고 있어, 무료보편적 서비스 의무를 저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상파DMB특별위원회는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지상파DMB HD 전환 선포식을 갖고 이날부터 YTN DMB, 한국 DMB, U1미디어 등 3개 DMB 방송사가 기존보다 12배 더 선명한 방송 화면을 송출한다고 밝혔다.

HD 전환을 통해 DMB 방송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저화질 문제는 상당히 개선될 전망이다. 스포츠 중계방송의 경우 선수의 얼굴이나 기록, 점수, 공의 움직임 등이 저화질 문제로 제대로 볼 수 없어 사용자들의 불만이 높았다. HD전환을 통해 이런 문제가 상당히 크게 개선 됐다는 것이 지상파 DMB 특위 측의 설명이다.

최근 2년 내 출시된 휴대폰과 내비게이션 모델은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를 통해 HD화질로 방송 시청이 가능하다. 이날부터 삼성전자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 모델은 업그레이드가 적용됐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 내비게이션 제조사는 HD 화면 시청이 가능한 신규 휴대폰과 내비게이션을 8월 중순쯤 출시할 계획이다.

지상파DMB 특위 측은 기존 단말기 업그레이드와 신규 단말기 보급을 통해 내년 말까지 HD DMB 시청 가능 단말기가 약 4천300만 대 이상 보급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상파DMB 특위는 HD방송 전환으로 'DMB 방송의 제2막'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간 시청자 감소, 광고 매출 감소로 인해 존폐 위기에 놓인 DMB방송이 HD전환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이란 설명이다.

YTN DMB 이승엽 정책사업팀장은 “지난해 기준 누적 적자는 850억 정도 되지만 HD DMB를 통해 적자폭을 줄이고 새로운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며 "HD DMB로 사용자가 다시 모이고 광고 단가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상파DMB 특위는 화질 개선뿐만 아니라 채널 추가도 고려하고 있다. tvN, 엠넷 등 케이블인기 채널을 추가하기 위해 CJ E&M 등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엽 팀장은 “HD전환에 맞춰 볼만한 콘텐츠도 늘려야 한다고 보고 기본 방송 이외에 콘텐츠를 보강하는 노력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상파 DMB 고화질 전환에 지상파 계열 3사는 참여하지 않았다. 지상파 특위에 따르면 KBS는 HD 전환 시기를 고려하고 있고, MBC와 SBS는 지상파 DMB HD 전환에 참여할지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관련기사

지상파 계열 3사가 HD전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공동으로 운영중인 푹,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KBS 마이K 등 모바일 방송 서비스의 시장 잠식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또 내년 2월 지상파 UHD 방송이 시작되면 하나의 주파수로 고정형TV와 이동형 단말에서 모두 방송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HD DMB와 UHD 이동형 방송을 놓고 저울질 중이다.

하지만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지상파 3사가 화질 전환을 미루는 것만으로 제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YTN DMB 조준희 대표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자사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이 중요한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건 납득되지 않는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