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SE 399弗…중저가 전략 통할까

500달러 이하 시장 진입 전략 주목

홈&모바일입력 :2016/03/22 05:30    수정: 2016/03/24 22:27

애플이 21일(현지시간) 4인치 보급형 라인업인 아이폰SE를 공개했다. 최저 용량 399달러(약 46만원) 승부수를 띄웠다. 고마진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해온 애플이란 점을 고려하면 새 아이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가격이다.

1차 출시국에 포함된 미국을 기준으로 16GB 아이폰SE 판매가는 499달러 또는 2년 약정 조건 월별 17달러다.

애플의 최신 아이폰6S(월별 27달러)와 아이폰6S플러스(월별 31달러)와 비교했을 때, 보급형 라인업의 가격은 프리미엄 라인업의 약 55~60% 가량 수준이다. 절반 가까이 낮은 가격 승부수를 띄웠다는 설명이다.

그간 애플이 이같은 수준의 투트랙 전략을 펼친 적은 없다. 과거 아이폰5C를 프리미엄 사양보다 다소 낮은 수준으로 선보였지만 한화로 약 10만원 정도의 가격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부품 대량발주와 위탁생산으로 이어지는 신제품 출시 싸이클을 고려하면 애플이 새로운 가격대의 보급형 아이폰을 선보이기는 어렵다. 그간 애플은 구형 아이폰으로 자사 제품별 가격 차이를 뒀지만, 아이폰SE는 2년전에 나온 아이폰6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때문에 애플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싼 아이폰 ‘신(新)제품’이란 분석이 나온다.

■ 가격 승부수 어디까지 통할까

이날 애플이 밝힌 아이폰SE 16GB의 2년 약정시 월별 납입 금액은 17달러다. 단 미국 현지 통신사의 프로모션과 결합될 경우 월별 13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비슷한 가격대 제품을 찾아보면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 홈페이지 기준으로 모토로라 ‘드로이드 맥스2’, LG전자 구형 스마트폰 ‘G3’ 등이 꼽힌다.

애플이 유독 이용자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슷한 가격대에서는 아이폰SE의 선택 우위가 점쳐진다. 각 제조사 별로 이 가격대에 팔리는 스마트폰은 중저가급 이하 사양이거나 구형폰 위주이기 때문이다.

반면 구형 아이폰과의 경쟁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아이폰SE는 아이폰5S 디자인과 성능을 바탕으로 제품 사양을 올린 것에 가깝다. 그래픽 성능만 보면 아이폰6S와 비슷하다고 강조하지만, 전체적으로 신형 아이폰에는 한참 못미친다.

■ 저렴한 가격, 누굴 겨냥했나

월별 23달러에 판매되는 아이폰6가 아이폰SE의 가장 큰 적수가 될 수도 있지만, 구형폰 재고량과 신제품 생산량을 비교해 아이폰SE가 단연 비교할 수 없는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 애플이 새롭게 판매 점유율을 늘리는 국가에서는 아이폰SE를 내세울 공산이 크다. 유럽과 미국 등 프리미엄 사양과 가격이 통하는 서구권 시장은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흥국을 대상으로 아이폰SE 공세를 펼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아이폰의 비싼 가격이 판매량 발목을 잡기도 했다. 지난 한해 2억명이 넘는 LTE 전환 가입자를 가진 이통사가 있는 중국에서도 애플은 판매 성장세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칸타월드패널과 같은 시장조사업체는 아이폰의 가격으로는 더 이상 중국 시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아이폰SE의 공략 대상 지역이 인도, 남아프리카, 터키 등이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고가 아이폰이 통하지 않고, 기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는 수요가 남아있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지역은 1차 출시국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폰SE의 성적표는 2분기 말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오는 31일 1차 출시국에 ▲북미권역으로 미국, 캐나다, 푸에르토리코 ▲아시아 환태평양 권역으로는 중국, 홍콩, 일본,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유럽 지역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12개국을 지목했다. 이후 5월말까지 110여개 국가로 출시 국가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 국내에선 잘 팔릴까

보급형 아이폰의 글로벌 시장 성적 예상과 더불어 국내에서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 도 관심사다. 여전히 판매량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위주지만, 연초부터 중저가폰 인기 바람으로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다.

아이폰SE가 국내에 출시될 경우 단순 환율 계산으로 16GB 출고가는 약 51만원(부가세 포함, 440달러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 가격은 작년 국내 중저가폰 인기 열풍을 이끈 SK텔레콤 단독출시 모델 루나폰보다 비싸다. 비슷한 가격 수준을 찾는다면 삼성전자 갤럭시A5 정도를 들 수 있다. 해당 모델은 제조사의 가격 정책과 별도로 이통사의 마케팅 프로모션까지 더해진 스마트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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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의 국내 출시 전례를 고려하면 아이폰SE 출시 시기는 이통사들이 삼성 갤럭시S7과 LG G5에 마케팅이 집중하거나 그 이후와 맞물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SE 판매량에는 악재다.

아울러 아이폰6의 인기에서 볼 수 있듯이 국내에서는 대화면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유독 높다. 4인치 최고 사양을 내세웠지만, 아이폰 수요는 아이폰SE보다 연말에 나올 아이폰7에 쏠릴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