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에 이어 오토데스크도 소프트웨어 판매 방식을 구독료 개념이 들어간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중심으로 전환한다.
서브스크립션은 한번 사면 영원히 쓸 수 있는 이른바 영구 라이선스가 아니라 매월이나 매년 얼마씩 받고 SW를 파는 방식이다. 매출을 보다 안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SW업계에서 점점 대세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어도비의 경우 2013년 포토샵 등 자사 핵심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서브스크립션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인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를 발표한 이후 주가가 두배 이상 뛰었다. 서브스크린셥의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기준 어도비CC 고객 가운데 20%는 처음 어도비 제품을 사용하는 신규 고객이다. SW업계에서 어도비의 SW 판매 방식 변경은 나름 성공적인 전술로 꼽힌다.
어도비가 거둔 성과를 보면 오토데스크의 선택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비춰진다. 오토데스크코리아의 임민수 상무는 나름 옳바른 방향이고, 고객에게도 좋은 정책이라며 서브스크립션은 초기 비용 부담이 적은 만큼,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오토데스크 간판 제품은 설계용 캐드나 게임 및 영화쪽에서 쓰이는 콘텐츠 제작 소프트웨어다. 임 상무는 게임이나 영화쪽의 경우 기간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고객들이 많다. 이런 고객들 입장에서 영구 라이선스를 구입하는 것은 부담일 수 있다면서 서브스크립션이 나름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영구 라이선스와 서브스크립션을 함께 판매하는 것과 서브스크립션만 제공하는 것은 다른 얘기다. 전체 산업 관점에서 보면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서브스크립션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서브스크립션 방식은 사용자가 항상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야 쓸 수 있다. 국내의 경우 공장 자동화, 의료 및 공공 소프트웨어들은 아직 오프라인 환경에서 많이 운영되는 편이다.
매출 하락을 우려하는 시선도 엿보인다. 어도비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를 선보인 이후 매출은 줄었고 오토데스크 역시 단기적으로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모습이다.
어도비의 경우 해당 분야에서 확실한 시장 장악력을 갖춘 회사다. 포토샵을 예로 들면, 경쟁 상대가 별로 없다. 고객 입장에선 대안이 없는 만큼 서브스크립션 방식으로 SW를 쓰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대부분 SW회사들은 어도비와 달리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산다. 오토데스크도 나름 경쟁력 있는 SW를 제공하지만 만만치 않은 경쟁에 직면해 있다. 고객 입장에선 서브스크립션으로 쓰는 것이 싫으면 다른 회사거 사서 쓰면 된다. 오토데스크의 대안으로는 지멘스PLM, 다쏘시스템, PTC코리아가 대표적이다.
대안이 있음에도 오토데스크는 경쟁 업체보다 한발 앞서 SW소유의 종말을 선언했다. 발표와 함께 오토데스크 주가는 나름 큰폭으로 올랐다고 한다. 서브스크립션 전략이 주가에는 나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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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데스크가 서브스크립션 전략으로 어도비와 같은 연착륙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언급했듯 처한 경쟁 상황이 어도비와 오토데스크는 다르다. 만만치 않은 경쟁에도 오토데스크가 서브스크립션 판매 전략으로 효과를 볼 경우 서브스크립션 판매 모델로 전환하는 SW회사들은 크게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토데스크는 오는 2016년 2월 1일부터 독립형 데스크톱 소프트웨어 제품을 서브스크립션 형태로만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