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도 카드 3사 개인정보유출사고, KT 홈페이지 해킹,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등 굵직한 사고가 계속 터졌지만 전반적인 보안 솔루션,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를 반영하듯 전반적인 보안업계 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일부 기업들이 나름 인상적인 성적표를 받은 수준이다.
17일 코스닥에 상장한 보안업체 실적을 분석한 결과, 재작년부터 1천억원 클럽에 속한 안랩, 인포섹, 시큐아이 중 안랩은 지난해 1천354억원 매출, 영업이익 90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29%가 증가했다.
안랩 관계자는 외부 상품 매출은 줄어들었지만 V3 제품군과 함께 POS/ATM 등을 위한 안랩EPS(트러스라인), 네트워크보안장비 트러스가드, APT 대응솔루션인 '안랩 MDS'와 보안서비스 및 컨설팅 분야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인포섹은 보안 관제 및 컨설팅 분야에 자사 솔루션을 함께 공급하는 프리미엄화 전략이 빛을 발했다. 지난해 매출은 1천47억원으로 전년대비 5.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4억원으로 20% 증가했다. 이전까지는 현장에 담당자가 직접 나가서 보안서비스를 구축, 관리해줘야 했지만 W-MDS, 안티-웹쉘 등 자체 솔루션을 구축해 인력 투입, 신규 서버 구축 비용 부담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입성해 첫 실적을 발표한 케이사인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에 따라 암호화 솔루션 분야에서 가장 많은 수혜를 봤다. 이 회사는 매출 260억원, 영업이익 7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6%, 31% 증가했다. 개인정보암호화 솔루션인 '케이사인 시큐어DB'의 기여도가 컸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케이사인보다 1년 앞서 상장한 파수닷컴은 디지털저작권관리(DRM)를 핵심으로 하는 데이터보안 분야와 시큐어코딩 분야 덕에 선방했다. 지난해 매출 231억3천289억원, 영업이익은 16억5천461만원으로 각각 8.3%, 16.1% 증가했다. 파수닷컴 관계자는 시큐어코딩 솔루션인 스패로우의 경우 지난해만 공공쪽을 중심으로 3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에스원 자회사인 시큐아이는 아직 정확한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인 네트워크 보안 시장이 침체기에 있었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3월말에 공개될 것이지만 매출이 900억원~1천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1천억원 클럽에서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네트워크 보안 회사인 윈스 역시 전반적인 내수침체와 엔저로 인한 일본 수출감소, 인력증가로 인한 고정비 상승 탓에 지난 분기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실적은 매출 688억원, 영업익 63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5%, 50% 감소했다. 이 회사는 올해는 일본 시장 확대 및 동남아 시장 진출을 통해 올해 약 1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동남아 시장의 경우 일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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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시큐리티와 라온시큐어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글루시큐리티는 매출 564억2천만원, 영업손실 86억8천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6%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지난해보다 79억5천만원이 증가했다. 회사측은 차세대 및 수출용 제품 개발을 위한 R&D 분야 투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라온시큐어의 경우 매출 112억7천106만원, 영업손실은 27억3천799만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경기 악화에 따른 매출 부진 탓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에 인력을 대폭 줄이고,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