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성능 게임용 노트북 "스포츠카 닮았다"

어로스 X7 V2 리뷰

일반입력 :2014/08/04 15:14

권봉석

어로스 X7 V2(이하 X7 V2)는 인텔 4세대 코어 i7-4860HQ(2.4GHz)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 860M 그래픽 칩셋 두 개를 장착한 하이엔드 게임용 노트북이다. 17.3인치 풀HD 디스플레이를 달았고 802.11ac 와이파이와 기가비트 이더넷을 모두 달았다. 저장장치는 128GB SSD 3대를 레이드 0으로 묶어 윈도 운영체제와 게임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1TB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 각종 데이터를 저장한다.

프로세서와 그래픽 칩셋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바닥에서 공기를 빨아들여 네 방향으로 내보내는 쿨링 시스템을 갖췄고 본체 케이스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열로 변형되지 않도록 했다. 두께는 22.9mm, 무게는 3kg이며 그래픽 칩셋을 두 개 단 제품 중에는 다소 얇고 가벼운 편에 속한다. 매크로 키는 총 다섯개이며 매크로 조합을 다섯 벌까지 미리 기억시켰다 불러와 쓸 수 있다. 운영체제는 윈도 8.1이며 가격은 254만원.

발열과 내구성 고려한 통알루미늄 디자인

게임용 노트북이 알루미늄 재질을 주료 채택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플라스틱 재질로 노트북을 만들면 고성능 프로세서와 그래픽 칩셋에서 나는 열을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고사양 게임이나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10분도 지나지 않아 열이 올라온다. 프로세서와 그래픽칩셋 내부 온도도 70도를 넘나들 정도로 뜨겁다. 이런 상황에서 플라스틱으로 케이스를 만들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휘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X7 V2 역시 상판과 하판을 모두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어 강도를 높이고 무게는 줄였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반짝거리는 느낌은 없는데 미세한 입자를 골고루 쏘아 표면을 매끈하게 만드는 샌드블라스트 기법을 썼기 때문이다. 색상은 검정색 한 종류이며 다소 험하게 휴대해도 긁히거나 벗겨지지는 않는다. 상판 로고는 금속 재질이며 전원이 들어와 있다 해서 불이 들어오지는 않는다.

한 가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노트북은 절대로 휴대를 전제로 만들어진 제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로·세로 크기는 428×305mm로 A3(420×297mm)를 가볍게 넘어 서는데다 무게도 3kg에 달한다. 한 손으로 들어서 운반하려고 하면 손목이 뻐근해질 정도이며 백팩에 넣어서 등에 져도 부담은 상당하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두께인데 22.9mm로 대폭 줄었다. 하지만 그래픽칩셋을 두 개 단 제품들 중에서 이 정도면 상당히 가벼운 편에 속한다.

그래픽 성능·저장장치 성능 “데스크톱 못지않다”

X7 V2는 프로세서 성능이나 그래픽 성능, 저장장치 모두 최상급이다. 노트북 프로세서 중 최상급인 인텔 i7-4860HQ를 썼으며 전원이 꽂힌 상태에서는 최대 3.6GHz로 작동한다. 하지만 놓고 써야 하는 이 제품 특성을 감안하면 게임을 실행할 때는 항상 3.6GHz로 작동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프로세서와 짝을 이루는 그래픽칩셋은 엔비디아 GTX 860M을 두 개 썼다. 두 칩셋이 힘을 합쳐 처리하기 때문에 고사양 게임은 보다 부드럽게 즐길 수 있고 같은 게임이라도 고화질 효과를 적용해 더 나은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저장장치 성능이다.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SSD는 최대 읽기·쓰기 속도가 초당 500MB를 넘기 힘들다. 하지만 X7 V2는 128GB SSD(라이트온 LMT-128M6M)를 레이드0으로 세 개 묶어 초당 1GB 이상 속도를 낸다. 물론 레이드0인 만큼 SSD 세 개 중 하나만 이상이 생겨도 모든 데이터가 날아간다. 하지만 데이터 저장용 1TB HDD를 추가로 달아 놓았다. 윈도 운영체제와 게임 프로그램은 SSD에 설치하고 세이브 파일이나 스크린샷처럼 손상되면 곤란한 자료는 HDD에 저장하는 식으로 나눠 쓰는 것이 현명하다.

강력한 매크로 기능 “마우스 위치까지 기록”

X7 V2가 가진 키보드 매크로 기능은 자체 프로그램인 매크로허브로 조작한다. 원하는 키보드·마우스 동작을 최대 1백개까지 기록해 두었다가 버튼 다섯개에 원하는 매크로를 지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지정한 매크로는 총 다섯 벌을 기록해 두었다 프로그램마다 바꿔서 쓴다. 키 눌림, 마우스 버튼 눌림과 함께 마우스 좌표까지 기록하기 때문에 단축키가 없는 일부 게임에서도 매크로를 활용할 수 있다. 게임에서 튕겨나가는 현상을 일으키는 윈도 키는 통합 설정 프로그램인 ‘커맨드앤컨트롤’에서 아예 작동하지 못하게 꺼버리면 된다.

음향 시스템은 고음을 내는 트위터와 저음을 내는 우퍼 두 쌍으로 구성되어 있다. 음장 효과를 조절하는 소프트웨어를 따로 탑재한 것은 아니지만 무난한 소리를 들려준다. 물론 발자국 소리나 총소리 등 주위에서 들리는 여러 소리로 상대방 위치를 판단해야 하는 FPS 게임을 즐기려면 헤드폰을 쓰는 것이 낫다.

결론 : 스포츠카 같은 게임용 노트북 “소음·발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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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7 V2가 가진 가장 큰 단점은 바로 뜨겁고 시끄럽다는 것이다. FPS 게임을 즐길 때 WASD 키를 누르기 위해 손목을 얹어 놓는 왼쪽 팜레스트나 키보드 위로는 열기가 올라오지 않는다. 하지만 저장장치가 들어가 있는 오른쪽 팜레스트는 더운 여름에는 금새 땀이 찰 정도로 따끈하고 그래픽칩셋이 들어 있는 키보드 위쪽은 손을 대고 있기 힘들 정도다. 열을 식히기 위해 돌아가는 냉각팬 소리도 상당히 요란하다.

성능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디스플레이 시야각도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좌우보다는 상하로 각도를 바꿨을 때 변색 현상이 제법 있는 편이고 색감도 차갑게 느껴진다. 디스플레이 여러 대를 연결해서 파노라마처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능도 있지만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공간 정도만 확보할 수 있다면 오히려 PC가 더 싸게 먹힌다. 한마디로 여러모로 속도감은 뛰어나지만 연비는 나쁘고 수동으로 기어를 넣어야 하는 스포츠카를 떠올리게 하는 게임용 노트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