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즐기는 게임용 노트북 "생생함이 두 배"

에이수스 ROG G56JR 리뷰

일반입력 :2014/07/25 10:46

권봉석

에이수스 ROG G56JR(이하 G56)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 760M 그래픽칩셋을 쓴 게임용 노트북이다. 15.6인치 풀HD IPS 패널을 달았고 주위 빛 반사로 인한 눈의 피로를 감소시키는 저반사 코팅을 했다. 저장장치는 750GB SSHD(솔리드 스테이트 하이브리드 드라이브)이며 메모리는 DDR3L 16GB를 썼다. 운영체제는 윈도 8.1을 기본 탑재했다.

게임을 즐기는데 적합하도록 음향을 자동 설정하는 소닉마스터 기술을 내장했고 외장 서브우퍼를 연결해 보강된 중저음을 함께 들을 수 있다. HDD 이외에 에이수스가 자체 제공하는 클라우드 저장공간 '웹스토리지'를 32GB 를 3년간 무료로 쓸 수 있다. 내장된 15핀 D서브 단자와 HDMI 단자에 외부 모니터를 연결하면 동시에 세 화면을 보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i7 쿼드코어 프로세서 모델이 140만원 선.

무겁지만 투박하지 않은 디자인

게임용 노트북은 대부분 휴대성보다는 성능을 우선순위로 둔다. 크기 제약이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에 14~15인치 화면을 달고 배터리 지속시간에 얽매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고성능 그래픽칩셋과 냉각팬도 추가된다. G56 역시 이러한 전형적인 게임용 노트북이다. 가로 38cm, 세로 25.5cm에 두께는 34mm가 넘으며, 무게는 2.7kg로 이동성을 강조한 울트라북처럼 아무데나 들고 다니며 간편히 쓸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투박한 것은 아니다. 상판은 헤어라인 처리된 알루미늄 재질로 씌웠고 손목이 놓이는 하판은 미세한 입자로 두드려 고르게 펴는 샌드블라스트 기법으로 마무리했다. 전원이 켜져 있을때는 상판 로고와 키보드 백라이트에 빨간 불도 들어온다. 키보드 키는 총 102키이며 일반 노트북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키패드 숫자키까지 달았다. 간격을 띄워 누르기 쉽게 만들었고 키는 부드럽게 눌린다. 하지만 반복되는 클릭이나 키 입력을 줄여주는 매크로 기능은 없다. 터치패드 감도도 양호하지만 게임을 즐길 때는 당연히 마우스를 따로 쓰는 것이 낫다.

그래픽 성능은 게임용 노트북 중 중간급

게임 체감 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로딩 소요시간이다. 그래픽은 조금 떨어져도 상관 없지만 로딩이 오래 걸리면 못 견디는 사람도 많다. G56이 내장한 저장장치는 750GB HDD에 8GB SSD를 합친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전체 용량을 플래시 메모리로 쓴 SSD보다는 느리지만 어느 정도 속도 향상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HDD 성능 측정 프로그램인 크리스탈디스크마크로 측정한 결과는 초당 최대 읽기·쓰기 속도가 각각 86.75MB/s, 119.1MB/s로 기존 노트북용 HDD와 큰 차이가 없다. 요즘 가격이 부쩍 떨어진 SSD가 빠진 점이 아쉽다.

그래픽칩셋은 실행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프로세서에 내장된 인텔 HD그래픽스 4600과 엔비디아 지포스 GTX 760M을 번갈아 쓴다. GTX 760M 칩셋의 실제 성능은 한 세대 전에 나온 PC용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GTX 650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노트북 그래픽카드 특성상 동작 속도나 소비 전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3D마크11에서 퍼포먼스로 측정한 기준은 3663점으로 중간 정도다. 1920×1080 화소에서 피파온라인이나 디아블로3의 화질 향상 옵션을 모두 적용하고 게임을 즐기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부하가 걸리는 게임이나 프로그램을 실행해도 열이 키보드나 팜레스트(손목 받침대)로 올라오지는 않는다. 다만 작동을 시작하면 왼쪽 배기구를 통해 뜨거운 바람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소음은 심하지 않지만 10분 이상 지나면 무릎 위에 올려놓고 쓰기 어려운 수준으로 뜨거워진다.

외장 우퍼로 중저음 살린 사운드

G56은 에이수스 고유 사운드 시스템인 소닉마스터를 탑재했다. 스피커 크기를 키우고 소리가 울릴 수 있는 공간을 넓혔다. 물론 스피커를 따로 연결하는 것보다 출력은 떨어지지만 노트북에 달린 스피커치고는 꽤나 준수한 소리를 들려준다. 볼륨을 90% 이상으로 올려도 갈라지는 느낌이 없다. 여기에 함께 제공되는 외장 우퍼를 꽂으면 진동이나 효과음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음장 기능은 맥스사 기술인 '맥스오디오'다. 저음과 고음을 조절하는 맥스베이스·맥스트레블 기능, 노트북 스피커 음량을 증폭하는 맥스볼륨 기능과 함께 볼륨을 자동 조절해 주는 맥스레벨러 등 총 네 가지 기능을 쓸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음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 스피커로 게임을 즐길 것이라면 맥스볼륨 기능은 굳이 켜지 않아도 좋다. 기본 음량도 충분한데다 오히려 소리가 갈라지거나 탁해지기 때문이다.

이퀄라이저는 에이수스가 자체 개발한 오디오위자드 프로그램으로 조절한다. 총 다섯 개 모드가 마련되었고 초기 상태에서는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하는데 적합한 멀티미디어 모드로 설정되어 있다. 일인칭시점슈팅(FPS)이나 액션 게임에 맞는 모드도 있다. 모드를 선택하면 저음과 고음이 자동 조절되고 화면 하단 이퀄라이저를 이용해 직접 입맛에 맞도록 소리를 조절해도 된다.

결론 : 기본에 충실한 게임용 노트북 소리로 차별화

G56은 가장 빠르거나 가장 얇고 가벼운 게임용 노트북은 아니다. 하지만 반사가 적은 풀HD 화면과 쿼드코어 프로세서, 엔비디아 그래픽칩셋으로 온라인 게임과 3D 게임도 곧잘 돌린다. 게임의 양대 축을 이루는 음향 효과를 살려 주는 스피커와 음장 기능, 이퀄라이저도 인상적이다. 온라인게임을 지연 현상(랙)이나 끊김없이 즐길 수 있는 기가비트 이더넷(유선 LAN) 단자도 빠뜨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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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저장장치와 메모리 용량에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은 것은 아쉽다. G56에 장착된 메모리는 16GB나 되는데 이 메모리를 모두 활용하는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또 750GB SSHD는 기존 노트북용 HDD와 큰 속도 차이가 없지만 값은 용량이 같은 2.5인치 HDD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비싸다. 모든 게임이 인터넷 다운로드 방식으로 설치되는 실정을 감안하면 DVD 콤보 드라이브도 큰 쓸모가 없다. 차라리 메모리를 8GB로 줄이는 대신 256GB SSD와 500GB HDD를 달고 DVD 콤보 드라이브는 아예 뺐다면 값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속도와 성능 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같은 값으로 데스크톱PC와 LCD 모니터를 마련하면 더 저렴한 값에 성능 좋은 부품을 써서 PC를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용 노트북은 공간 활용도 면에서 분명한 우위를 지닌다. PC로 게임은 하고 싶지만 공간은 좁고, 노트북을 들고 다닐 필요성은 못 느끼는 사람에게는 분명 좋은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