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용 노트북, 꼭 비쌀 필요 있나요?

레노버 Y50-70 리뷰

일반입력 :2014/08/01 11:32

권봉석

레노버 Y50-70(이하 Y50-70)은 15.6인치 풀HD 디스플레이를 단 게임용 노트북이다. 인텔 4세대 코어 i7-4710HQ(2.5GHz)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860M(DDR5 4GB), DDR3L 8GB 메모리를 달았다. 저장장치는 1TB 하이브리드 드라이브이며 ODD(광학디스크드라이브)는 없다.

JBL 스피커와 돌비 디지털 플러스 음향효과를 내장해 게임 효과음을 보다 생생하게 즐길 수 있고 키보드 백라이트는 3단계로 조절된다. 두께는 23.9mm, 무게는 2.4kg로 게임용 노트북 중 휴대성은 평이하다. 네트워크는 기가비트 이더넷과 802.11n/ac 무선랜으로 접속된다. 가격은 윈도 8.1 모델이 127만원, 운영체제 미포함 모델이 117만원.

세심한 설계로 두께 줄였다

상판에는 헤어라인을 넣었고 무게는 2.4kg로 울트라북처럼 가볍게 들고 다니다 아무데서나 꺼내 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두께는 23.9mm로 게임용 노트북 중에서는 다소 얇은 편에 속한다. 상판을 모두 덮어도 다른 게임용 노트북을 펼쳤을 때 하판 두께와 비슷한 수준이다. 단 켜 놓으면 로고에 불이 들어오는 멋진 연출은 없다. 헤어라인 처리를 제외하면 레노버 다른 노트북과 생김새도 비슷하다.

키보드는 레노버 제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열이며 빨간색 백라이트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일반 데스크톱용 키보드와 달리 화살표 키를 따로 빼는 대신 자판에 합쳤다. 오른쪽 시프트 키 위치가 왼쪽으로 쏠려 한글 쌍자음을 누를 때 오타를 낼 가능성도 제법 있다. 물론 이것은 Y50-70 뿐만 아니라 요즘 나온 15인치 게임용 노트북에 공통된 사항이다. 매크로 기능은 역시 탑재되지 않았다. 상판을 펼치자마자 보이는 JBL 스피커도 눈길을 끈다.■가격 대비 준수한 게임 성능

게임용 노트북은 기본적으로 프로세서와 그래픽칩셋 성능을 보면 대충 성능을 알 수 있다. 제품 설계에 따라 미세한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스펙 그대로 성능을 보인다. Y50-70은 비교적 최근인 올 3월 출시된 엔비디아 지포스 GTX 860M을 달았다. PC용 그래픽카드로 치면 지포스 GTX 750과 비슷한 성능을 낸다. 그래픽 성능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3D마크를 통해 확인해 보면 중간급 품질 테스트인 ‘스카이다이버’에서 전 세대인 지포스 GTX 760M을 쓴 다른 노트북보다 세 배 가까이 높은 점수를 낸다. 기본 성능이 나아진데다 그래픽 메모리도 4GB로 넉넉하게 달아준 것이 성능 차이를 보인 셈이다.

부팅·로딩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저장장치는 1TB HDD(WD10S21X)에 저용량 8GB SSD를 달아 속도 향상을 노린 SSHD(솔리드 스테이트 하이브리드 드라이브) 방식이다. HDD 성능측정 프로그램인 크리스탈디스크마크로 확인한 초당 최대 읽기·쓰기 속도가 각각 98.71MB/s, 92.65MB/s로 일반 HDD와 큰 차이가 없다. 로딩 속도가 약간 짧아지긴 하지만 극적인 효과를 보기는 힘들다.

노트북 안에서 발생하는 열은 아래에서 외부 공기를 빨아들인 다음 냉각팬으로 빨아들여 상판·하판 연결부위로 내보내는 방식으로 식힌다. 무거운 게임이나 벤치마크를 실행하면 냉각팬이 작동하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로 시끄러운 수준은 아니다. 공기 흡입구는 외부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필터를 달아 놓았다. 네트워크는 802.11n/ac 규격 와이파이와 기가비트 유선 LAN 단자를 동시에 달아 어떤 네트워크 환경에서나 접속 가능하다. ■서브우퍼로 한층 웅장한 소리 발현

프로세서와 그래픽칩셋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성능을 통한 차별화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요즘 나오는 게임용 노트북이 그래픽 다음으로 감성에 호소하기 쉬운 소리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Y50-70도 예외는 아니다. 카오디오에 자주 쓰이는 JBL 스피커를 달았다. 노트북을 열면 양쪽으로 보이는 스피커와 바닥에 숨겨진 서브 우퍼가 한 세트다.

스피커를 최대한 밖으로 꺼낸데다 노트북에서 찾기 힘든 서브우퍼까지 달아 소리는 준수한 편이다. 소리가 갈라지거나 찢어지는 현상도 없다. 볼륨을 최대로 키워도 제법 괜찮은 소리를 들려준다. 다만 함께 설치되는 음장 소프트웨어인 돌비 디지털 플러스는 영화나 음악 모드 이외에는 오히려 안 쓰는 것이 더 나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퀄라이저나 옵션을 자유롭게 조합해 최대 두 개까지 기억시켜 놓을 수 있다. ■결론 : 뛰어난 가성비⋯TN 패널 쓴 화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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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50-70은 인텔 고성능 i7 프로세서와 최신 그래픽칩셋으로 게임 성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고 음질에도 신경을 썼다. 특히 2.4GHz 대역이 유무선공유기와 블루투스로 넘쳐나는 현재 상황에서 비교적 청정한(?) 5GHz 대역을 쓸 수 있는 802.11ac 규격까지 지원해 네트워크 게임을 끊김없이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다만 노트북 뿐만 아니라 유무선공유기도 802.11ac 규격을 지원해야 한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게임용 노트북이지만 단 하나 구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는데 바로 화면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 IPS 패널 대신 TN 패널을 썼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채도가 낮고 시야각에서도 IPS 패널을 쓴 제품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정면에서 게임이나 동영상을 즐길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IPS 디스플레이를 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익숙해졌다면 대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신경쓰인다면 직접 화면을 보고 확인해 보는게 낫다. 4K(3840×2160화소)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모델도 나왔지만 이 해상도를 모두 활용하기에는 모바일 그래픽 가속 성능이 아직 부족하다. 아직까지 게임용 노트북은 풀HD 정도가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