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하원이 웹 개방성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들었다. 웹의 진전에 큰 발자국을 뗀 거라 생각한다. 웹을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웹 개방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각국 정부가) 신경 써달라
25년 후에는 웹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월드와이드웹(WWW) 창시자로부터 나왔다. 팀 버너스 리 박사는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WWW 컨퍼런스'에 패널로 참석, 정부와 기업이 웹을 폐쇄적으로 운영할 경우 미래 인터넷이 어두운 환경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팀 버너스 리는 웹 탄생 25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한 발짝 떨어져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새천년을 살아온 사람들은 구글링(인터넷 검색)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웹을 당연히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이집트 왕국이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웹도 갑자기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웹 없는 세상에 대한 언급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여러 문제를 염두에 둔 것이다. 그는 내 개인 정보가 침해당한다면, 웹에서 누구를 믿고 누구를 믿지 않을지를 생각해봤다. 검열은 또 어떤가? 인터넷 개방성과 관련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각국 정부에서 개방성과 관련해 앞으로 나아갈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버너스 리 박사는 이어 웹은 기술적 창조물이면서도 사회적 공간이기도 하다며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법이 다르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 사회적으로 개방된 웹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 격차(Digital Divide)에 대한 우려도 털어놨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고 있지만 완벽한 의미에서 정보 격차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자연스럽게 정보 격차 해소를 불러오지 않는다는 단언이다.
그는 웹 접근성이 향상되고 사용자고 늘어나고 있지만 정보 격차 해소 문제는 접근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웹 인덱스를 사용할 수 있는지, 데이터 요금을 지출할 여력이 있는지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정보 격차의 근원에 경제 격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선진국에서도 물, 건강, 보건 등 생존에 필요한 여러 요소에서 격차가 존재하는데 웹을 사용하기 위한 경제적 조건에서도 아직까지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부분을 짚었다.
그는 경제 격차가 인터넷에서 정보 격차로 발현한다며 소프트웨어가 개방, 공유되면서 여러 과정을 통해 교육을 받을 수 있겠지만, 이런 부분들 역시 부모가 정보를 취합할 수 있도록 배운 사람들의 자녀에만 가능할 수 있다. 특권층의 자녀가 계속해 이런 특권을 이어나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특히 강한 AI를 뜻하는 싱귤러리티에 관한 청중의 질문에 대해서는 인공지능이 개발되고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많은 숙제가 남았다고 그 가능성에 제한을 뒀다. 뇌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에서다. AI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도 부연했다.
그러나 일상적인 삶에서 AI는 이미 삶에 성큼 들어와 있다고 지적했다. AI가 사회권도 얻고 투표권도 얻으면 어떨지 상상해 봤다는 그도, 이런 드라마틱한 변화에 앞서 AI 없이 기업과 정부 활동이 가능한지를 청중에 역으로 물은 것이다.
그는 증권거래소나 기업에서 펀드를 운영할 때 많은 투자금이 컴퓨터에 의해 운용된다며 로봇이 재생한을 하는게 아니라 기업의 활동 자체가 AI처럼 되는 경우가 있다. AI라는 것이 책에서 읽는 방식으로 존재하는게 아니라 완전히 다른 면모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라 지적했다.
구글 글래스처럼 웨어러블을 표방한 여러 웹 기술이 개인 정보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개인 정보가 어떻게 통제되는지 궁금할 것이라며 개인정보를 광고주에 판매하는 관점보다는, 그 정보를 스스로 잘 통제해 여가에 도움을 받는데 더 관심을 갖고 있다. 개인 정보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앱이 나온다면 강력한 도구이자 흥미로운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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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인덱스
버너스 리가 만든 www 재단에서 각국 인터넷의 정치, 경제, 사회적 영향도를 측정하기 위해 제작한 도구다. 웹의 정치, 사회, 경제적 측면을 데이터로 만들어 개인, 정부, 국가의 인터넷 사용 환경을 개선하도록 지원하는데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