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업계 '톱3' 넘본다

TSMC 점유율 51% 1위…D램 손 뗀 파워칩 약진

일반입력 :2014/02/03 17:20    수정: 2014/02/03 18:22

정현정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타이완 TSMC가 지난해에도 굳건한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업계 4위를 유지하면서 3위 타이완 UMC와의 격차를 줄였다.

3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TSMC의 지난해 파운드리 매출액은 198억5천만달러다. TSMC의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17%로 전년도 19%와 비교해 성장폭은 줄었지만 2위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와의 매출 격차는 여전히 4배를 유지하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했다.

2위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해 42억6천1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6%로 26%의 성장세를 기록했던 지난 2012년 대비 성장세가 꺾였다.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타이완 UMC는 전년 대비 6% 증가에 그쳤으며 39억5천900만달러 매출을 올렸다.

업계 4위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39억5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위인 UMC와의 매출액 격차는 900만달러로 줄였다. 지난해 성장률은 15%로 지난 2012년 57%의 폭발적인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업계 평균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는데는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전문업체가 아닌 종합반도체회사(IDM)로는 최대 규모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상위 13개 업체에 포함된 IDM은 삼성전자 외에 IBM(11위)과 매그나칩(12위) 등 3개다. 삼성전자는 IBM와 8배 이상의 매출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가 첨단 공정과 막대한 자본 투자를 앞세워 파운드리 시장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생산능력(CAPA)은 300나노 웨이퍼 투입 기준 월 15만장 수준으로 파악된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가동률을 끌어올릴 경우 연간 54억달러 수준의 매출을 올릴 만한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3위인 UMC와 2위인 글로벌파운드리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타이완 파워칩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파워칩은 지난해 무려 8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업계 순위가 지난해 6위로 지난 2012년 8위 대비 2계단 뛰어올랐다. 파워칩은 지난 2011년 우리나라 업체와의 치킨게임에 패하며 D램 사업을 포기하고 순수파운드리 업체로 전향했다. 이후 파운드리 사업을 안정화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11억7천500만달러로 증가했다.

파워칩은 정리하며 모든 생산 물량을 일본 엘피다에 이전한 대신 LCD 드라이버와 CMOS이미지센서(CIS), 플래시메모리 등의 파운드리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2011년 전체 매출에서 파운드리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불과했지만 지난 2012년 67% 늘어났다. 지난해는 파운드리 전문업체로의 전향에 성공했다.

이밖에 타이완 뱅가드, 중국 화홍-그레이스, 우리나라 동부하이텍, 이스라엘 타워재즈, 타이완 WIN 등이 상위 13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5억7천만달러 매출로 전년 대비 6% 성장하며 업계 순위가 9위로 한 단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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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파운드리 업계의 매출액 총계는 428억4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이 중 상위 13개 업체의 매출액 합계는 389억2천만달러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1%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09년 84% 대비 크게 늘어난 수치다.

IC인사이츠는 “팹 건설비용과 첨단 기술 한계 등으로 파운드리 시장 진입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면서 “상위 13개 업체들의 점유율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