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시장이 수능 특수 잡기에 나섰다. 수험표를 가지고 온 고객들을 대상으로 보조금 특별지원을 하는가 하면, 각종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험생 잡기에 안간힘이다. 수능 직후부터 목 좋은 곳에는 부모님과 함께 오거나 친구들과 함께 온 수험생들이 몰리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수능시험 직후부터 졸업시즌까지는 이동통신시장의 대표적인 성수기로 꼽힌다. 시험을 치고 휴대폰을 바꾸려는 수험생들이 몰려들면서 큰 폭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판매량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수능일인 지난 7일 일 번호이동 건수(이하 알뜰폰 제외)는 2만7천건, 수능 다음날인 지난 8일 번호이동 건수는 4만3천620건을 기록했다. 양일 모두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열기준 2만4천건을 훌쩍 넘긴 수치다.
사업자별로는 지난 7일 SK텔레콤 496건 순증, KT가 2천358건 순감, LG유플러스 1천862건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8일에는 SK텔레콤 1천491건 순감, KT가 754건 순증, LG유플러스 737건 순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베가 LTE-A 0원...주말 수험생 스팟 보조금
실제로 지난 9일 서울 홍대, 신촌 일대의 휴대폰 대리점 및 판매점을 둘러본 결과, 지난 7일 수능이 끝난 후 엄청난 시장 과열은 없었으나 치고 빠지는 스팟 보조금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박찬스’, ‘수능정책’ 등을 내세워 주요 기종에 10만원씩 더 투입한 곳도 있는가 하면, 수험표를 가지고 올 경우 5만원의 추가 할인을 해주는 곳도 있었다.
일부 매장의 경우 갤럭시노트3의 경우 할부원금 60~65만원, 갤럭시S4 LTE-A 23~27만원을 불렀다. 또 대형 양판점에서는 갤럭시그랜드 15만원, 옵티머스LTE3 23만원+포켓포토를 판매키도 했다.
홍대 한 휴대폰 대리점 관계자는 “아무래도 수능 시험이 끝나고 난 후라 가격 문의나 상담하러 들르는 수험생들이 많다”며 “수험생들 대상으로 할인이 적용되는 모델도 많기 때문에 방통위가 뜨기 전에 지금 휴대폰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 번호이동의 경우 69요금제 기준 베가 LTE-A가 할부원금 0원에 한정수량으로 나왔고 KT는 LG G2 17만4천원, LG유플러스 베가 아이언이 8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주말동안 엄청나게 세게 달린 곳은 없으나 3사 모두 스팟 보조금이 투입된 모델이 있었다”며 “연말에 실적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전날 가입자가 순감할 경우 다음날에 정책을 투입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스팟 보조금이 주중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연말 가입자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지만 방통위가 보조금 사실조사를 진행 중인데다 강력한 제재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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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방통위 한 상임위원은 보조금 과열에 대해 과징금 1천700억원, 단독 영업정지 2주 등의 강력 제재를 취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시작해 지난 7일을 기점으로 이통3사 모두 정책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방통위가 제재하겠다고 했지만 영업 현장에서는 경쟁사가 지르면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입자를 모으고 제재를 받거나, 다 뺏기고 제재를 받거나 할 바엔 일단 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