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직접 판매하는 휴대폰 대리점 직원들은 과열된 통신시장을 안정시키는데 가장 필요한 조치로 ‘단말기 가격인하’를 꼽았다. 정부의 보조금 규제는 실효성이 없는 만큼, 과도한 시장 개입보다는 자율경쟁체제를 형성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일 의원(새누리당)은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서울시내 128개 휴대폰 대리점 판매직원을 대상으로 ‘과열된 보조금 문제 진단과 올바른 통신시장 형성을 위한 정책방향’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답을 얻었다고 30일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 판매직원들의 38.5%가 통신시장 안정을 위해 ‘제조사의 단말기 원가 공개 및 저렴한 단말기 출시 등 단말기 가격 인하’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정부의 보조금 상한제 폐지 등 자율시장경쟁 형성’이 22.3%, ‘정부의 보조금 강력규제 및 처벌강화’가 20.3%, ‘통신요금 원가 공개 및 고가요금제 지양’이 11.5% 순이었다.
대부분의 휴대폰판매 직원들이 보조금 지급 상한이 27만원이란 것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99.2%) 이중 69.5%만 ‘지키고 있다’고 응답했다. 24.2%는 ‘경우에 따라 다르다’, 6.3%는 ‘안 지킨다’고 답했다.
보조금 상한액을 지키지 않는 이유는 ‘가입자 모집 등 판매실적 때문’이 65.8%, ‘본사의 암묵적 지시 때문’이 13.2%를 기록했다. 판매직원의 38.0%는 보조금 지급 과열의 원인으로 ‘이동통신사의 가입자 모집 종용’, 29.5%는 ‘판매점들의 가입자 모집을 위한 판매전략’을 꼽았다.
정부의 보조금 지급규제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7.8%가 ‘필요치 않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40.5%가 ‘시장경제 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답을, 28.4%가 ‘어차피 지키지 않기 때문’을 들었다. ‘정부의 보조금 규제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41.4%에 그쳤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는 “현행 법체계로는 보조금 과열을 막기에 한계가 있다”며 “기형적으로 형성된 휴대폰 유통구조를 개선키 위해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을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었다.
이에 대해 판매직원의 78.1%가 ‘법이 통과되더라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조금 경쟁을 막을 수 없기 때문’(35.6%), ‘법안 내용이 실효성 없기 때문’(27.9%) 등의 이유다. 이상일 의원은 “정부의 중점과제가 이동통신 판매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점도 모르고 현장의 목소리도 담아내지 못한 채 추진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본사와 판매점 간의 갑을관계 조사결과, 응답자의 34.4%가 ‘판매점 운영 시 본사로부터 부당한 압력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1.1%가 ‘가입자 모집’, 29.5%가 ‘고가요금제 유도’와 관련해 압력을 받고 있었다.
관련기사
- 추석 반짝 특수?…휴대폰 보조금 꿈틀2013.09.30
- 갤노트3+추석 명절…보조금 뇌관 터지나2013.09.30
- ‘보조금 얼룩’ 휴대폰 유통, 어떻게 바뀌나2013.09.30
- ‘KT 본보기 처벌’…보조금 과열 사라질까2013.09.30
이상일 의원은 “정부의 규제일변도의 보조금 정책은 본사의 갖은 압박에도 가입자를 한명이라도 모집하려는 판매점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며 “정부는 법 통과 이전에 법의 내용이 시장의 현실과 문제를 충분히 반영했는지 한 번 더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정부는 전시폰 밀어내기나 고가요금제 가입 유도 등 본사의 부당한 횡포 방지와 단말기 원가 공개 등을 통해 올바른 이동통신시장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힘써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