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열여섯 소녀가 자신의 생일파티 초청장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봉변을 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단지 몇몇 친구들과 조촐하고 오붓하게 생일을 보내고 싶었던 의도와 달리, 생일 당일에 소녀의 집앞에 파티를 즐기려고 모여든 사람들은 5천명이 넘었다. 이들은 소녀가 원하는 것은 원래 안중에 없었다는 듯 각자의 방식으로 고함을 지르고 노래를 불러댔다. 급기야는 몇몇이 술병을 집어 던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미리 신고를 받고 대기했던 경찰이 출동했고 순간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 됐다.
씨넷 등 주요 외신들은 22일(현지시간) 네덜란드의 인구 1만8천명의 소도시 하렌(Haren)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을 비중있게 다뤘다. 사연은 이렇다. 16세의 메르데 베우스티우스는 돌아오는 자신의 생일을 보다 뜻깊게 보내고 싶었다. 소녀는 생일 2주 전에 ‘우리 파티하자’라고 쓰인 예쁜 티셔츠를 입고 찍은 사진과 함께 초청장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하지만 이 초청장을 비공개로 하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 이 초대장은 페이스북상에서 끝없이 공유되면서 24만여명에게 보여졌다. 그리고 이 중 3만명이 파티에 참석하겠다고 응답했다. 더군다나 초청장은 애초의 의도와는 전혀 무관하게 사람들의 입과 입을 거쳐 ‘프로젝트 X 하렌(Project X Haren)’이란 이름의 대형 이벤트 파티 프로그램으로 변모했다.
때문에 소녀의 가족은 이미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을 직감했다. 결국 앞으로 닥칠 사고에 대해 경찰에 미리 신고한 뒤, 친척집으로 피신해 있기로 했다. 그러나 이 때만 해도 이들 역시 상황이 이렇게 엄청나게 최악일 것은 예감치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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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집 앞에 모인 사람들은 술에 취해 삽시간에 폭도가 됐다. 집의 유리창을 깨부수고 자동차에 불을 내지르는 것은 물론이었다. 경찰이 출동 후 현장에서 체포한 사람만 34명. 폭동으로 2명은 심각한 중상을 입었고, 중경상도 6명에 이르렀다.
외신은 “페이스북 파티가 순수한 의도와 달리 폭도들의 폭력으로 일순간에 도시를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무엇보다 사용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이달 초 영국에서도 16세 소녀가 파티 개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400여명의 불청객들이 집에 들이닥치는 소동을 겪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