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LTE 출시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SK텔레콤과 KT 모두 아이폰5로 인한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누가 가장 유리할 것인가를 두고 전망이 엇갈렸다.
구체적으로 증권가에서는 LTE 가입자 500만명을 모은 SK텔레콤을 꼽는가 하면, 시장조사업체는 아이폰 충성도가 높은 KT가 진정한 수혜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바 부에나 예술극장에서 아이폰5를 발표하며 LTE 지원 통신사 명단에 SK텔레콤과 KT의 이름을 올렸다.
아이폰5는 LTE 주파수 대역으로 미국형 700MHz와 2.1GHz 외에도 유럽형 850MHz, 1.8GHz를 지원한다. 국내의 경우 SK텔레콤은 800MHz와 1.8GHz 대역을, KT는 1.8GHz와 900MHz 대역을 LTE용으로 사용 중이다. LG유플러스는 800MHz와 2.1GHz를 활용하긴 하지만 음성통화 방식이 CDMA로 달라 아이폰 도입이 불가능하다.
■증권가 “SK텔레콤, 시장 1위 굳힐 것”
증권업체들은 SK텔레콤의 시장 우위를 점쳤다. 뺏길 가입자가 많은 KT보다는 빼앗을 가입자가 많은 SK텔레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효준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그간 아이폰 단말기 사용고객 유치에 불리한 입장이었던 SK텔레콤이 아이폰5를 계기로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LTE 시장의 선두 굳히기에 돌입할 것”이라며 “현재 아이폰 가입자는 SK텔레콤보다 KT가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경쟁사를 겨냥한 번호이동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통3사 모두가 LTE 전국망 구축을 완료한 지금, 더 이상 네트워크 경쟁력 차이는 극소해 지원 단말기가 소비자의 중요한 선택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초기 LTE 확대에 앞장섰던 LG유플러스는 당분간 LTE 신규가입자 유치에서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SK텔레콤이 시장 1위 수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SK텔레콤의 연말 가입자 목표는 700만명으로, 지난 6일 기준 500만명의 LTE 가입자를 돌파했다.
김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아이폰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보이지는 않지만 (아이폰5 출시로)든든한 단말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며 “연말 700만명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고 LTE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1위 점유율(지난달 말 기준 48%)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LTE 시장에서 다소 고전했던 KT 역시 연말 가입자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김 연구원은 “기존 KT의 250만명 아이폰 사용자 중 50만명은 3GS 모델을 사용 중이고 나머지 200만명 중 상당수가 아이폰4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단순 아이폰 교체 수요만으로도 KT의 LTE 목표 가입자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틀러스리서치 “KT, SK텔레콤 교체수요 흡수할 것”
반면 애틀러스리서치는 반대 의견을 내놨다. 오히려 SK텔레콤이 갤럭시S와 S2 등의 잠재적인 교체수요가 가장 많아 경쟁사로 빼앗길 가입자가 많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충성도 높은 아이폰3GS, 4 가입자를 보유한 KT가 SK텔레콤의 교체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예측했다.
애틀러스리서치는 13일 보고서를 통해 “(SK텔레콤의 잠재적 교체수요를 감안했을 때) 가입자 획득 측면에서는 KT가 가장 유리한 상황”이라며 “SK텔레콤이 교체수요를 자금력으로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LG유플러스의 생존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KT는 가입자 교체 프로그램 등으로 보조금 지출이 느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SK텔레콤과 KT가 애플에 제시한 최소 보장 물량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애플이 LTE버전을 지역마다 따로 출시하는 상황과 국내 경쟁 상황을 감안했을 때, 양사의 최소 보장 물량은 1년간 KT가 최소 120만대, SK텔레콤 60만대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SK텔레콤과 KT를 합쳐 아이폰 월평균 판매량이 향후 1년간 약 15만대임을 의미한다. 복수의 전략 단말기가 경쟁상황에서 판매될 경우 초기 3개월 판매량 비중이 12개월 판매량의 50% 수준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양사는 출시 후 3개월 간 월평균 30만대 정도를 팔아야 하는 셈이다.
애틀러스리서치는 “이정도 물량이 10월 이후 3개월 동안 국내시장에 풀릴 경우, 이를 소화할 수요는 아이폰3GS와 4의 잠재적 교체수요 약 63만명과 갤럭시S2 및 S2의 교체수요 약 110만명으로 추정된다”며 “아이폰5와 갤럭시S3 양자 대결 구도에서는 수요가 충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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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2, 옵티머스G 등 프리미엄 LTE폰이다. 이 경우 아이폰5와 갤럭시S3를 포함해 총 4종의 전략 LTE폰이 동시에 시장에서 경쟁하게 된다.
애틀러스리서치는 “아이폰5를 공급하지 못하는 LG유플러스가 갤럭시노트2와 옵티머스G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이엔드 수요 기반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는 곧 또 한 번의 보조금 경쟁을 통해 중저가폰 가입자들을 고가 단말 수요로 전환시켜야 하는 무리를 할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