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OLED TV 출시시기에 대해 끝내 함구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출시 시기에 대한 질문이 세 번이나 반복됐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하반기라는 애매모호한 범위의 답만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10일 서초사옥에서 발표 행사를 갖고 올해 판매될 예정인 55인치 OLED TV의 실물을 언론에 최초로 공개했다. 가장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출시시기와 가격. 행사 마지막 순서인 질의응답 순서에서 OLED TV의 가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된 반면 출시시기는 하반기라는 답변만 되돌아왔다.
삼성전자가 OLED TV의 출시 시기를 하반기 이상의 구체적인 시기로 특정할 수 없는 속내는 바로 LG전자 때문이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2에서 양사가 동시에 OLED TV를 선보인 가운데 누가 먼저 OLED TV를 양산화하는가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OLED 구현방식의 우위 논쟁 및 관련 인력 유출 등과 같은 첨예한 충돌이 벌어졌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된 RGB OLED 방식을 포기하고 경쟁사의 WOLED 방식으로 갈 것이라는 자존심 구기는 전망마저 나왔다.
그러나 이날 발표로 삼성전자는 RGB OLED 방식의 양산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씻어내는 것은 물론 LG전자와의 경쟁 구도에서 기선을 제압하는 효과를 누렸다. 차세대 TV로 급부상하고 있는 OLED TV 시장에서도 1등 이미지를 굳히는 것은 삼성전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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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시기를 확답할 수 없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출시시기를 미리 밝힐 경우 경쟁사가 한발 앞서 제품을 출시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세계 최초의 대형 OLED TV 양산’이라는 타이틀은 경쟁사에게 내주게 될 공산이 크다.
끝까지 김현석 사업부장은 즉답을 피했지만 결국 삼성전자의 OLED TV 출시 시점에 대한 그의 속마음은 “경쟁사보다 하루라도 빨리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