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자사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최고라고 강조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를 콕 찍어 “우리만 못하다”고 깎아내렸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제작하는 삼성전자가 MS와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기에 더 주목된다.
■삼성, 안드로이드폰 가장 많이 팔았는데...
슈미트 회장은 7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난 자리서 “안드로이드가 MS 소프트웨어(윈도폰)보다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서 모든 파트너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모바일 OS 시장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50%에 육박, 애플을 따돌리고 1위를 고수하는 모습이다.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 ‘갤럭시S2’만 3천만대 이상 팔은 삼성전자의 공이 컸다. 때문에 삼성전자와 MS 간 협력이 구글에게 곱게 보일 리 없는 것이 사실. 윈도폰은 아직 점유율이 미미하지만 소프트웨어 제국 MS가 총력전을 펼치기에 성장 가능성은 상당하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윈도를 탑재한 이른바 ‘망고폰’을 지난 달 공개하며 안드로이드 의존도 줄이기에 나서자 구글은 꽤 부담스러워했다는 후문도 외신에 올랐다.
삼성전자 측은 “구글이 중요한 파트너지만 다른 회사 OS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MS 역시 우리에게 훌륭한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 유료화 없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를 내년 초 끝내면 휴대폰 제조 역량을 갖추게 되는 만큼, 삼성전자에 대한 지원을 줄이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제조사’ 구글에게 삼성전자는 경쟁자이기에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하는 기존 입장이 바뀔 것이라는 우려다.
최 위원장도 이를 의식한 듯 “한국 기업들에게 중요한 생태계인 안드로이드를 계속 개방할 것인가”라고 묻자 슈미트 회장은 단호하게 “개방이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슈미트 회장은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와 상관없이) 안드로이드 개방 전략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구글이 성공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드로이드는 한국의 모든 곳에서 쓰이는 중요한 OS”라며 “더 구체적 협력 방안을 8일 기자 간담회서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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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 위원장과 면담 직후 삼성전자 서울 서초 사옥을 방문,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났다. 안드로이드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 3분기 스마트폰 2천700만대를 팔며 애플(1천707만대)를 따돌린 삼성전자가 어떤 얘기들을 풀어놓을지 관심이 모였다.
슈미트 회장은 8일 오전 언론 대상 간담회에 참석한 뒤 1박2일 방한 일정을 마친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을 비롯한 주요 최고경영자들과 직통 채널을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