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회장 철통보안…MB부터 삼성까지

일반입력 :2011/11/07 12:12    수정: 2011/11/07 15:21

김태정 기자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한국서 거물급 위상을 확인했다. 이명박 대통령부터 IT 업계 대표들까지 쉴 틈 없이 만난다. 체류 일정만 봐도 구글의 위상이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 보인다.

7일 서울 강남 모 호텔에 여장을 푼 슈미트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하성민 SK텔레콤 사장과 미팅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이석채 KT 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우리나라 IT 업계를 이끄는 리더들과 모조리 약속을 잡았다.

일정은 대부분 비공개. 최시중 위원장과의 면담도 오프닝까지만 언론에 공개하기에 궁금증이 더 커졌다. 8일 오전 기자간담회만 언론에 공개한다.

구글코리아는 물론, 국내 면담자들도 슈미트 회장이 어떤 보따리를 풀어 놓을지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는 모습이다. 그만큼 구글이 핵심 파트너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불과 4년 전 방한 당시 슈미트 회장은 김신배 전 SK텔레콤 사장과 석종훈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와 협력방안을 논의한 뒤 돌아갔었다.

가장 먼저 슈미트 회장을 만난 SK텔레콤 측은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비롯해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업계 3위 LG유플러스는 지난 6일부터 “이상철 부회장과 슈미트 회장이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등에 대해 심층적인 논의를 나눌 예정”이라며 홍보전에 선수를 쳤다.

앞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달 31일 염동훈 구글코리아 대표를 만난 자리서 “슈미트 회장이 선물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비행기에서 못 내리게 할 것”이라며 뼈있는 농담을 던지는 등 ‘슈미트 이슈’가 여러모로 화제다.

구글이 개발한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는 애플에 맞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제조사들에게 중요한 무기다. 자체 OS 개발이 늦어져 안드로이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까지 발표, 휴대폰 하드웨어 제조 역량까지 갖출 전망인 구글이기에 협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 국내 기업들에게도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관련기사

아울러 모바일 결제 서비스 ‘구글 월릿(Wallet)’과 NFC, 유튜브를 통한 동영상 콘텐츠 유통 등 응용 사업도 활발히 펼치는 구글이기에 전 세계 산업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다.

단, 국내에 데이터 센터를 만들지 않는 등 투자에 인색하고, 국가 IT 정책에 대한 협조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크기에 슈미트 회장이 어떻게 답할지 역시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