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회장, 한국 IT와 '통큰 접촉'

7일 방한, 휴대폰 및 통신사 연쇄 면담

일반입력 :2011/11/06 19:28    수정: 2011/11/07 09:15

김효정 기자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더불어 전 세계 IT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7일 방한해 한국 대표 IT기업 수장들과 면담을 갖는다.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 및 SK텔레콤 등 통신사 수장들과의 면담을 통해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슈미트 구글 회장은 7일부터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 등 제조사 대표와 회동을 갖는다. 또 이석채 KT 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통신3사를 비롯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날 예정이다.

슈미트 회장의 방한 목적에 대해서는 구글코리아 측은 물론 미팅이 예정돼 있는 업체들도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년여간 모바일 분야에서 급성장한 우리나라 대표 IT 기업 수장들과의 만남을 단순한 나들이로 볼 수만은 없다. 즉 한국이 가진 IT 파워를 십분 활용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글로벌 생태계를 보다 돈독히 하려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두 말할 나위 없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초창기 스마트폰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였던 애플에 맞설 수 있었던 유일한 무기였고, 이제는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과 iOS를 넘어서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글로벌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진영'이라는 뺏지를 달고 시장을, 그리고 구글을 키워줬다.

특히 스마트폰 세계시장 점유율의 27.5%(2011년 3분기 기준)를 장악하고 있는 삼성, LG, 팬택 등 한국 제조사들은 구글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동맹군이다.

얼마전 구글은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하고 직접 스마트폰 제조시장에 뛰어들었다. 동맹군들 입장에서는 일종의 선전포고인 셈이다. 이번 회동은 구글의 선전포고 이후 구글-한국 제조사 대표자 간 첫 만남이다.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폰의 대명사가 된 갤럭시S의 삼성전자와의 만남에서 어떤 협력 방안이 나오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향후 단말기 개발 부문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겠지만, 애플과 특허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구글과 라이선스 협력에 있어 신무기를 장착하게 될 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MS간에 맺은 빅딜 수준의 협력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국내 통신사와는 모토로라 스마트폰에 대한 파트너십 강화를 비롯 다양한 모바일 비즈니스 협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색·지도·IT시스템(클라우드) 등 구글이 기존 인터넷 분야에서 가지고 있는 막강한 경쟁력과 우리나라 통신사와의 시너지 창출 방안이 마련될 수 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한국의 금융 인프라를 활용한 국내 구글 월렛(Wallet) 서비스 및 근거리무선통신NFC) 응용사업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구글 유튜브와 4세대 이동통신 LTE를 통한 HD 영상 연동 등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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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모바일 기술을 도입해 선도적인 상용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한국의 통신사들은 구글 입장에서 투자가치가 충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구글의 대규모 투자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구글이 최시중 방통위원장과의 미팅을 비롯한 한국 정부와의 접촉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편 우리나라 검색 시장에서 수년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구글이 국내 포털 2위인 다음커뮤니케이션 인수설을 기정사실화 할 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