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배력 남용, 한국의 IT발전 저해”

일반입력 :2011/11/01 14:43    수정: 2011/11/01 15:31

“검색 분야의 우월한 지배력을 남용해 이익을 취하고 있는 구글의 행위는 합법성 여부를 검증 받아야 한다.”

“구글은 광고 회사다. 구글의 특허 소송, 모토롤라 모빌리티 인수 등은 결국 자신들의 플랫폼 보호와 확장을 위한 수단이며, 이는 곧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구글의 불공정 행위를 법적으로 견제하지 않으면 한국의 IT경쟁력이 크게 저해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과 전파통신과법포럼 공동 주관으로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구글-모토롤라 합병과 기로에 선 IT대한민국’ 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은 구글의 실체와 비즈니스 전략을 파악하고 IT업계와 정부가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첫 발표자로 나선 영국 옥스포드대 인터넷연구소 하워드 윌리엄스 교수는 우선 구글의 불공정한 비즈니스 행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진행 중인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조사는 구글이 우월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인위적으로 자사 서비스를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시키고 경쟁사 서비스는 배제 시키거나 뒤로 밀리게 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글은 평소 자신들의 검색 서비스는 자동화돼 있어 인위적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실상 자신들의 서비스를 가장 위로 노출시켰다고 자인한 ‘구글 파이낸스’ 사례나 꾸준히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올라 있는 ‘프루글(구글의 가격비교사이트)’ 사례를 보더라도 인위적으로 알고리즘을 보완하거나 검색의 품질 점수(quality score)를 변경해서 검색 결과를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허가 혁신을 방해한다는 주장에 대해 “불공정 행위를 자행하는 거대 하이테크 기업이야말로 오히려 혁신과 소비자 이익을 방해할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며 “현재 조사 중인 구글의 반독점 위반 혐의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가 발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춘 KT경제경영연구소 팀장은 구글-모토롤라 합병 시기를 내년 초반으로 분석하며, ‘모토롤라 특허로 스마트폰 경쟁구도를 해치지 않는다’는 조건부 승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구글의 최대 목표는 안드로이드 생태계 확산을 통한 모바일 검색과 광고시장 점유율 확대”라며 “모토롤라 인수를 통해 경쟁사 특허 공격을 방어하고 동시에 단말기 제조사들을 관리함으로써 애플과의 플랫폼 경쟁에서 승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운영체제(OS)를 갖춘 기업들이 전체 IT 업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한 이 팀장은 “단말기 중심(하드웨어)에서 생태계(소프트웨어) 구축으로, 또 이것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라인업 전반으로 펼쳐지는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가 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 대한민국 IT의 현 주소”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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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의 김병일 교수는 “구글이 단기적으로는 모토롤라 모빌리티를 안드로이드 레퍼런스 모델을 제공하는 제조사로 활용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한 모바일과 홈 디바이스를 제공하는 토털 IT제조업체로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렇게 될 경우 구글과 국내 협력 제조업체 간에는 팽팽한 긴장관계가 형성돼 국내 제조사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경쟁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IT업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쟁 구도로 접어들고 있어 국내 IT기업들이 유연한 태도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