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콘솔 시장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콘솔기기 X박스360의 타이틀을 유통하는 유통사 등 상당수가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X박스360용 게임 타이틀을 출시해도 상당히 심각한 복사 문제로 인해 판매량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쟁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PS3)에 비해 1/4 수준도 안 되는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체의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통사 직원은 “X박스360 게임 타이틀은 출시되기 전부터 이미 불법 복제 게임들이 나돌아서 실제 출시 이후에 좋은 반응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가능하면 다중 플랫폼 게임이라도 PS3 버전만 출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은 유통사에서 발언할 수 없는 불문율 중 하나다. 실제로 서드 파티 입장에서 불법 복제나 중고 문제로 불만을 제기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난해 철수를 한 콘솔 게임 지사의 직원도 “X박스360 타이틀 판매량을 보고 황당했다”고 말할 정도.
이에 비해 불법 근절에 대한 한국MS의 노력은 거의 전무한 상태. 용산이나 국전 등 대표 게임 타이틀 매장에서는 X박스360 개조를 해주겠다는 직원들의 호객 행위가 심하지만 실제 이들이 단속을 겪은 일은 없고 몇몇 주의사항만 지키면 온라인도 문제없이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매장의 직원은 “X박스360과 PS3 구매를 희망하는 이용자들 중에서는 상당수가 어떤 게임기가 복사가 되는지 물어보고 구입한다”며 “그중에서 X박스360은 매우 쉽기 때문에 개조된 게임기만 달랑 구매해서 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중고 거래 장터나 매장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거래 사이트에는 ‘서민CD’(불법 복제 DVD를 칭하는 은어)를 다수 보유한 개조된 X박스360을 판매한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불법 토렌토와 P2P 사이트 등의 정보도 함께 주겠다는 내용이 더해진 부분도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극에 달한 것이 아니냐는 외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이와 반대로 소니코리아는 국내에서 중고 및 불법 복제 게임 근절을 위해 몇 년째 복사 근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수의 펌웨어와 여러 각도의 대책 마련을 지원, 정정당당한 게임 문화를 만들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유통사 입장에서 X박스360 게임 출시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MS가 복제 근절보다는 단순히 콘솔기기 판매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 일부 유통사에서는 X박스360 게임 유통은 이제 포기해야할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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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서드파티에서 직접 불법 복제 단속에 나서는 모습도 나왔다. 한 외국계 지사의 경우 이번 달부터 매달 몇 백만 원에 달하는 불법 복제 모니터링 및 P2P 사이트 근절 업체에 계약을 맺고 자체 단속에 들어갔다.
외국계 지사의 관계자는 “어차피 타이틀은 서드파티의 몫이기 때문에 우리 게임 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입장은 우리가 지켜야 할 것 같다. 관련 비용으로 한글화를 해도 시원치 않는데 마케팅 비용을 단속에 쏟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