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도시바 비메모리칩 생산

내년 4월부터

일반입력 :2010/12/25 12:17    수정: 2010/12/27 08:24

이재구 기자

세계 3위의 반도체 회사인 도시바가 2위인 경쟁사 삼성전자로부터 가전제품용 두뇌역할을 하는 반도체인 시스템LSI칩을 아웃소싱한다.

일본 지지통신,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23일 도시바가 첨단 LSI칩 생산을 삼성으로부터 아웃소싱해 내년 4월부터 생산하는 기본 합의에 이르렀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아웃소싱은 도시바가 칩을 설계하고 삼성이 생산하는 방식이다.

시스템 LSI칩은 대량의 정보를 처리하고 데이터를 보존하는 기능을 하나의 칩에 집적한 비메모리 반도체로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스마트폰, 태블릿PC,TV,자동차부품용 등으로 폭넓게 사용된다.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다른 특화된 회로가 결합된 시스템 온칩(System On a Chip)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위탁생산은 도시바의 2011회계년도가 시작되는 내년 4월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번에 도시바가 삼성전자에 시스템 LSI칩을 위탁생산하게 된 배경에는 막대한 공장건설 투자비 압박이 작용하고 있다. 

■도시바, 투자비 압박에 LSI칩 아웃소싱 

팹으로 알려진 반도체 제조용 첨단설비 1기를 건설하는데는 최소한 30억달러가 투입되는데 이로인해 많은 회사들의 이익을 내는데 있어서 위기에 몰려있다. 도시바가 이번 결정을 내린 데에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 회사들은 한 때 세계를 지배해왔지만 이제 인텔, 삼성전자 등 세계 1,2위 업체와 가격경쟁 및 늘어나는 투자비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세계 반도체 회사는 또한 비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공정을 갖지 않고 설계만 하는 팹리스칩 시대를 맞이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설계후 반도체 생산을 저가로 제조해주는 업체에 맡기게 된다.

 

이미 도시바는 지난 2008년 전세계 금융위기 이래 도시바는 LSI칩 사업부의 구조조정에 착수해 핵심제품에 초점을 맞추면서 전망이 불확실하고 이익이 떨어지는 제품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도시바 대변인은 23일 “우리는 칩생산을 많은 회사로부터 아웃소싱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삼성도 그들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도시바는 많은 가전 제품의 두뇌에 사용되는 기본 칩인 시스템LSI칩을 아웃소싱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연구개발중인 28나노시스템 공정 칩 등을 언급했다. 

24일 지지통신은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기본 합의에 도달했다고 확인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힘받는다   

삼성은 발표문을 통해 자사가 도시바와 웨이퍼생산 아웃소싱 협상을 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삼성이 도시바의 시스템 LSI칩을 위탁생산하게 된 것은 파운드리를 키우려는 삼성전자의 전략과 설비투자비 압박을 받는 도시바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이와관련 삼성은 이미 퀄컴,자일링스,애플 등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12월 시스템LSI반도체와 함께 반도체 위탁생산, 파운드리 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 크게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전체 반도체 회사 중 팹리스 업체가 80%에 달하고 성장세도 빠른 데다 종합 반도체 회사도 첨단 공정에서 생산 아웃소싱을 많이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파운드리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해 29%에서 올해 33%, 2011년 36%, 2012년 37%로 점차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45nm 공정을 통해 20개 이상 제품을 아웃소싱하고 있으며 차차세대 공정인 28nm 공정을 통해 다수 업체와도 협상을 진행중이다. 

■낸드2위 도시바, 메모리에 역량 집중  

 

이번에 도시바가 삼성에 LSI칩 위탁생산을 결정한 것은 메모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도시바가 낸드플래시와 D램 등 메모리 분야의 역량을 키우면서 메모리분야에서만큼은 삼성과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현재 낸드플래시에 관한 한 도시바가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뒤를 바싹 뒤쫓고 있다. 

도시바는 메모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1천억엔 이상 투자해 내년부터 본격 가동할 일본 미에현 요카이치의 메모리공장에서의 생산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시바가  나카사키현에 있는 LSI제조공장을 소니에 팔기로 한 것도 이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의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도시바는 시스템 리소스를 LSI칩의 설계에만 집중함으로써 오이타현 소재 공장에서 지속적으로 40나노와 45나노시스템칩을 생산하게 된다. 도시바의 오이타현과 이와타 현 공장에서는 아날로그 IC와 이미징IC,특히 상보형산화물반도체(CMOS)이미지센서를 함께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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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도시바의 주식은 도쿄주식시장에서 0.7% 오른 가격에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