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경영협력계약 재조명…의결권·경영진 지명 조항 쟁점

MBK에 CEO·CFO 지명권…양측 추천 이사는 MBK 측이 1명 더 많도록 약정

디지털경제입력 :2026/11/04 10:14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맺은 계약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요 경영진 지명 권한을 MBK 측에 집중시킨 조항이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3일 법조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영풍과 장형진 영풍 고문, MBK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2024년 9월 12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한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같은 해 9월 25일과 10월 4일 두 차례 계약을 변경했다. 해당 계약은 영풍 주주인 KZ정밀이 제기한 주주대표소송 과정에서 법원의 문서제출명령 대상이 됐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공개매수 완료 이후 고려아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MBK가 제안하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도록 정했다. 특히 약정한 조건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 대상 주식은 거래가 완료되기 전에도 MBK 의사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 후보를 정하는 권한도 MBK 측에 부여했다. 고려아연 대표이사는 1명으로 두고, MBK가 지명한 이사 가운데 선임하도록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이사 지명 과정에서 영풍과 협의하도록 했지만, 영풍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와 자금 조달 등을 담당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MBK가 지명한 후보를 선임하도록 했다. 대표이사 지명과 달리 CFO에 대해서는 영풍과 사전 협의하는 조항이 없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구성에서도 양측의 권한에 차이를 뒀다. MBK와 영풍이 추천해 선임하는 이사 가운데 MBK 측 인원이 영풍 측보다 1명 더 많도록 약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는 양측 추천 이사 사이의 배분에 관한 내용으로, 그 자체가 고려아연 이사회 전체의 과반 확보를 뜻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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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계약 구조를 두고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이후의 주도권을 MBK에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KZ정밀은 이같은 경영협력계약이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과 주주가치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반면 MBK는 앞서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고려아연 경영체제를 바꾸기 위한 거래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2024년 9월 기자간담회에서 장 고문이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겨야 한다고 판단했고, 가문 간 분쟁으로 비치는 것을 피하고자 MBK가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