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암흑물질 새 가설 제시…"표준 우주론 다시 쓸까"

관측 결과 분석…우주 팽창 설명 못하던 부분 압력 존재로 채워넣어

과학입력 :2026/10/28 19:56

우주를 구성하는 암흑물질이 일반 물질과 다른 성질을 띨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됐다.

한국천문연구원(KASI)은 샤피엘루 알만 박사와 장준첸 박사 연구팀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성질을 함께 분석해 이 같은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우주 가속 팽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암흑에너지뿐 아니라 암흑물질의 성질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연구팀은 기존의 암흑물질의 압력이 0이 아니라, 미세하나마 압력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암흑물질의 새로운 성질로 우주 팽창을 설명하는 연구 개념도.(그림=천문연)

우주는 암흑에너지 68%, 암흑물질 27%, 일반물질 5%로 구성돼 있다. 우주 팽창에는 암흑에너지가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현재의 일반적인 표준 우주론으로 정립돼 있다.

최근 천문학계는 미국 암흑에너지분광장비(이하 DESI)의 최신 관측 결과 암흑에너지가 영원히 일정한 상수가 아니라 시간에 따라 약해지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를 표준 우주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

연구진은 암흑물질의 압력이 정확히 0이라는 기존 가정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닐 수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미국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가 관측한 은하와 퀘이사의 거리 자료 ▲암흑에너지탐사(DES)의 초신성 관측 자료 ▲우주배경복사(CMB) 자료를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우주가 팽창하는 동안 암흑물질이 아주 작은 양의 압력을 가져 우주 팽창에 따라 밀도가 보통 물질보다 조금 더 빠르게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DESI의 최근 관측 결과를 설명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암흑에너지가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팬텀 경계를 통과하지 않고도 관측자료와 부합하는 모형을 제시했다.

팬텀 경계는 암흑에너지의 행동 방식이 달라지는 수학적 기준선이다. 암흑에너지의 압력과 에너지 밀도의 비율(w)이 -1이 되는 경계를 말한다.

연구진은 "이 가설이 암흑에너지가 팬텀 경계를 통과하는 기존 변화 모형보다 관측자료를 더 잘 설명한다"고 말했다.

샤피엘루 알만 책임연구원은 “암흑에너지의 복잡한 변화를 가정하지 않고도 최근 우주 관측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특히 암흑물질이 보통 물질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오랜 가정에서 벗어나, 암흑물질의 물리적 성질을 새롭게 살펴볼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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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DESI를 이용해 그린 3D 우주 지도. (출처=DESI)

김진호 천문연 우주진화센터장은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남극 얼음 1㎦에 센서를 묻어 중성미자를 잡아낸 아이스큐브(IceCube) 실험에 돌아갔는데, 아이스큐브는 암흑물질이 붕괴하거나 소멸할 때 나오는 중성미자를 찾는 암흑물질 탐색의 최전선이기도 하다”며 “이 실험이 입자를 직접 잡으려는 시도라면, 천문연의 이번 연구는 우주 팽창 역사라는 큰 그림에서 암흑물질의 성질을 거꾸로 추적한 것으로, 두 접근이 만나는 지점에 암흑물질의 정체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내년부터 관측과 시뮬레이션 및 이론을 융합한 암흑물질 연구 프로젝트인 K-코스모스(K-COSMOS) 사업을 통해 이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