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그룹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내년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올해보다 줄어들더라도 조선업 호황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역대 최대 수준 선박 발주가 이뤄진 데 따른 기저효과로 내년 발주량은 감소하겠지만, 여전히 과거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광우 HD한국조선해양 전략마케팅부문 전무는 28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2026년 신조 발주 예상량이 약 1억 9000만GT로, 2007년의 1억 7600만GT 기록을 경신하는 수준"이라며 "클락슨은 내년 발주량이 올해보다 약 30% 감소한 1억 2500만~1억 3000만GT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1억 2000만~1억 3000만GT라는 신조 발주량 역시 예년 기록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라며 "내년 신조 시장은 올해보다 줄어들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견조한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내년 발주 감소에도 견조한 시황…"물류 혼란이 선박 수요 뒷받침"
HD한국조선해양은 글로벌 해운 물류의 변화가 내년에도 선박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해상 운송로의 통행 제한으로 선박 운항 거리가 길어진 점이 신규 선박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전무는 "현재 진행되는 공급망 붕괴와 호르무즈 해협, 수에즈 운하, 파나마 운하 등의 운항 제한으로 화물 운송량과 운송 거리를 반영하는 톤마일이 증가했다"며 "그러다 보니 신조 선박 수요가 계속 늘고 있고 선주들도 풍부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전쟁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공급망 변화가 뉴노멀이 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물동량 변화가 쉽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년 발주량이 올해 대비 감소하더라도 예년에 비해서는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이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HD한국조선해양 조선 계열사는 올해 3분기까지 총 176척, 191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中 저가 공세에 LNG선 선가 하락…"내년 신규 발주 본격 재개 기대"
올해 LNG선 시장에서는 중국 조선소 수주 확대가 두드러졌다. HD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올해 중국 조선소들은 LNG선 약 32척을 수주했다.
김 전무는 "최근 중국 조선소들의 LNG 수주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후동중화조과 장난조선소는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조선소고, 수주 배경에는 우리와 현격한 차이가 나는 선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 조선소의 경쟁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LNG선은 안정적인 공급망과 미국 LNG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는 범용성이 중요하다"며 "선박의 전체 운용 기간을 고려하면 한국 조선소들이 여전히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NG선 가격에 대해서도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김 전무는 "중국 조선소의 영향도 있고 최근 수주가 줄어들면서 LNG선 선가가 다소 떨어진 부분이 있다"면서도 "이 이상 더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선주들도 최근 상황을 바닥으로 생각하고 물밑에서 한국 조선소와 신조 협의를 다시 시작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특히 내년에는 LNG선 발주가 올해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올해는 카타르 물량이 많이 빠지면서 LNG 신규 투자가 주춤했지만,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LNG 프로젝트와 최종투자결정(FID)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더 많은 LNG 물량에 대한 신조 검토가 정상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강한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에 집중하고 있다. 김 전무는 "선주들이 LNG 대신 LPG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LPG선 기술을 개발하고 수주에 공을 들인 결과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LNG 시장이 정상적으로 재개될 경우 LNG 물량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해양플랜트 4분기도 고수익 기대…내년 美 조선사업·발전엔진 확대
HD한국조선해양은 4분기에도 해양플랜트 부문 높은 수익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진행 중인 루야 프로젝트 공정이 본격화된 가운데 트리온 프로젝트 역시 수익성 높은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루야 공사가 지금 완전히 물이 올랐다"며 "4분기에도 고마진의 수익성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에는 트리온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매출과 이익이 일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는 "해양 부문 매출 감소에 대비해 블록이나 LNG선 등을 투입해 생산할 계획"이라며 "내년 매출 감소로 이익이 줄어들겠지만 적자를 내거나 실적이 급격하게 추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규 수주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측은 "신규 해상변전소 공사가 계약을 앞두고 있고 일부 초기 작업은 이미 진행하고 있다"며 "에너지 메이저가 발주하는 가스 생산설비도 초기 작업을 하고 있어 내년 초에는 추가적인 수주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 진출과 육상 발전엔진 사업도 향후 주요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키윗과 현지 생산거점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 해군 군수지원함 수주를 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주체는 미국 정부 및 해군과 협의를 거쳐 연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 HD한국조선해양, 엔진·해양 플랜트 동반 호조…3분기 영업익 37.3%↑2026.10.28
- "조선 호황 안 끝났다"…HD한국조선해양, 엔진으로 성장축 확대2026.05.07
- 역대급 이익 HD한국조선해양, 올해도 선별 수주로 승부2026.02.09
- HD현대, 조선·엔진·전력기기 성장세…석유화학은 적자 전환2026.10.28
AI 데이터센터와 국가 전력망 확충에 따른 발전엔진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기존에는 발전 개발업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수주를 추진했지만 최근에는 하이퍼스케일러가 직접 그룹에 연락해 논의하고 있다"며 "2028년 약 1.5GW, 2029년 약 3GW 발전엔진 생산 물량이 수주 확정 또는 추진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HD한국조선해양 3분기 연결 매출은 8조 2862억원, 영업이익은 1조 447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3%, 37.3% 증가했으나 전분기보다는 7.2%, 12% 감소했다. 원화 강세와 조업일수 감소, 임단협 관련 비용 선반영(75%) 등이 영향을 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