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남미에 이어 아프리카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국 내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수출시장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완성차 수출에 머물지 않고 현지 공장을 확보하거나 판매망을 확대하는 등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22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체리자동차는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할 첫 차종으로 크로스오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오모다 C4'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차량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등 세 가지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체리자동차는 올해 9월 승용차 3004대를 판매하며 남아프리카 승용차 판매 순위 4위 안에 들었다.
생산시설은 남아공 프리토리아 인근 로슬린에 위치한 옛 닛산 공장이다. 체리는 올해 닛산으로부터 해당 시설을 인수했으며, 설비 개선 작업을 거쳐 내년 3분기부터 차량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초기 생산 목표는 1만 5000대로, 향후 연간 5만대까지 생산 규모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현지 부품업체와의 협력을 통 남아공산 부품 사용 비중도 높일 방침이다.
체리는 남아공을 아프리카 시장을 겨냥한 생산·수출·연구개발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기존 완성차 수출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현지 생산체계를 갖추고 주변 국가로 판매시장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도 아프리카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BYD는 지난 2월 이집트 현지 기업 만수르그룹과 협력해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3개 차종을 선보이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남아공에서는 판매 거점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현지 매체 마이브로드밴드에 따르면 BYD 남아공 판매점은 지난해 말 20곳에서 올해 3월 32곳, 6월에는 52곳으로 증가했다. 6개월 만에 판매 거점이 2.6배로 늘어난 셈이다.
지리자동차 역시 저가형 전기차를 앞세워 남아공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4월 소형 전기차 'E2'를 출시했으며, 현지에서 공급된 초기 물량이 몇주 만에 소진되는 등 판매 호조를 보였다. 지리는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차까지 판매 차종을 다양화하고 있다.
샤오펑도 중동 및 아프리카 시장을 겨냥한 사업 조직을 통해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 중이다. 지난 2024년 이집트를 시작으로 모로코와 튀니지, 올해는 나이지리아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아프리카 시장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빠른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글로벌 전기차 전망 2026'에 따르면 아프리카 전기차 판매량은 2023년 약 4000대에서 지난해 약 2만 5000대로 증가했다. 2년 만에 판매량이 6배 이상으로 늘었다.
국가별로는 이집트가 지난해 약 7900대로 가장 많았고 모로코 5500대, 남아공 3800대 순이었다. 이들 3개국은 아프리카 전체 전기 승용차 판매량 약 70%를 차지했다.
중국 브랜드의 시장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IEA에 따르면 BYD의 아프리카 전기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2023년 4%에서 지난해 35%로 상승했다. 유럽 업체 중심이던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업체들의 해외시장 확대는 자국 내 경쟁 심화와도 맞물려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장기화하면서 수익성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중국 업체들은 동남아시아와 중남미에 이어 아프리카까지 판매지역을 넓히고 있다.
IEA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전기 승용차 수출량은 250만대를 넘어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과 미국을 제외한 해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아프리카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상대적으로 낮은 구매력, 중고차 중심 자동차 시장 구조가 걸림돌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남아공 전체 신차 판매에서 순수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미치지 못했다. 아프리카에서 매년 새롭게 등록되는 차량 가운데 상당수도 해외에서 들여온 중고차다.
이 때문에 중국 업체들은 순수 전기차뿐 아니라 충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하이브리드와 PHEV를 함께 출시하고 있다. 현지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와 충전 인프라 확충 여부가 향후 시장 확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