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수와 긴축 속도 조절 기대.. 추세 전환의 열쇠는 실질금리.”
10월 2주차 금값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금리의 벽은 남아 있었지만, 낮아진 가격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은 달라진 것이다.
국제 금 시장은 주중 매도 압력에 밀린 뒤 목요일과 금요일 연속 반등했다. 현물 금의 9일 일별 종가는 온스당 4,194.46달러로 전주 말보다 1.24% 높았다. 다만 9월 25일의 4,287.25달러에는 못 미쳤다. 반등은 확인됐지만 앞선 하락을 모두 되돌린 것은 아니다.
이번 주의 변화는 물가와 고용 지표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높은 금리 부담 속에서 저가 매수가 유입됐고, 연준의 추가 긴축 속도를 둘러싼 해석도 달라졌다. 장기금리가 주중 고점에서 내려온 점은 숨통을 틔웠다. 그러나 달러와 유가의 주간 상승은 반등의 지속성을 시험하는 요인으로 남았다.
1. 금리의 양면성…금값을 눌렀다가 반등을 허용했다
금값은 7일 장중 4,066.06달러까지 밀렸다가 8~9일 회복했다. 특히 9일은 일별 종가 기준 1.44% 상승한 날이다.
지난주 지표는 연준이 서둘러 추가 인상할 필요가 있는지 되묻게 했다. 8월 PCE 상승률은 전년 대비 3.4%, 근원은 3.0%였고, 9월 비농업 고용은 2만9,000명 증가했다.[6,7] 하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근원 PCE의 전월비 상승률도 7월 0.1%에서 8월 0.2%로 높아졌다. 고용 둔화와 물가 안정의 완성을 같은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금리가 부담을 주는 이유는 금에 이자가 붙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물가를 보전한 뒤의 수익률인 물가연동국채(TIPS) 실질금리가 높아지면 이자자산을 보유할 유인이 커진다. 미 재무부 기준 10년물 실질금리는 5일 2.95%에서 8일 2.87%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명목금리도 5.31%에서 5.22%로 하락했다. 주 후반 금 반등에 우호적인 여건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다만 금리 하락만으로 금요일의 상승을 설명할 수는 없다. 9일 실질금리는 2.91%로 전날보다 4bp 올랐고, 명목금리도 5.24%로 2bp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 역시 소폭 올랐지만 금값은 더 크게 상승했다. 이는 저가 매수와 포지션 조정 등 다른 힘도 함께 작용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2. 연준의 메시지…금리 인상 속도 조절과 긴축 종료는 다르다
로이터는 8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유지하면서도, 매 회의 연속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는 없다고 보도하였다.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되돌리는 방향은 유지하되 인상 시기는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최근 고용지표를 노동시장의 붕괴로 보지 않았으며, 물가가 여전히 높다는 판단을 강조했다.
금에는 이 구분이 중요하다. 가까운 회의에서 인상이 쉬어갈 수 있다는 기대는 단기 매도 압력을 덜어줄 수 있다. 반면 최종 금리 수준이 더 높아질 수 있다면 중장기 보유 비용은 여전히 부담이다. 연준의 속도 조절 신호를 곧바로 금리 인하의 예고로 번역하면 반등의 성격을 잘못 읽게 된다.
9일 로이터가 인용한 CME 페드워치에서는 10월 인상 가능성이 19%, 12월까지 최소 한 차례 25bp 인상 가능성이 84%였다. 두 확률은 서로 다른 기간을 가리킨다. 시장은 당장의 인상 유예와 연말까지의 추가 긴축을 동시에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다. 따라서, 당분간 금값은 4,200달러 수준에서 횡보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3. 시장은 싸진 금을 사고, 현금으로도 회피 하였다
로이터는 금요일 반등의 배경으로 저가 매수를 지목했다. 가격이 내려가면서 동일한 위험을 감수하고도 금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커졌다는 해석이다. 경제 환경이 모두 좋아져야 가격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이미 반영된 악재에 비해 가격이 충분히 낮다고 판단하는 매수자가 늘면 반등이 시작될 수 있다.
자금 흐름은 그 해석에 단서를 제공한다. 로이터가 전한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리퍼 집계에서 7일까지 한 주간 금·기타 귀금속 펀드에는 14억1,0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동시에 글로벌 머니마켓펀드에는 1,538억1,000만 달러가 들어왔다. 이 수치는 투자자들이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일부는 높은 단기 이자와 현금의 유연성을 선택했고, 일부는 귀금속을 통해 위험을 분산했다. 귀금속 펀드 유입은 금 수요의 기반을 보여주는 자료지만, 금요일의 상승분 전체를 설명하는 직접 증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
부채와 재정에 대한 불안도 양면적이다. 국채 공급 부담으로 실질금리가 오르면 금에 불리하다. 반대로 장기적으로 발행자의 채무에 의존하지 않는 자산을 찾는 수요가 커지면 금에 우호적일 수 있다. 어느 경로가 강한지는 금리와 달러, 실제 자금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 부채 증가만으로 금값 상승을 필연적인 결과로 볼 수는 없다.
관련기사
- PCE 둔화·고용 쇼크에도 꺾인 금값…‘10년물 5.3%’와 중동 교착의 역습2026.10.06
- 전쟁에도 밀린 금값…강달러·고금리 벽, 언제 낮아질까2026.09.28
- 금값의 오디세이…금리 인상 견딘 금, 귀향은 아직 멀다2026.09.21
- 물가·유가·금리 ‘3고’에 눌린 금값…반등 열쇠는 FOMC2026.09.14
[독자를 위한 정리]
다음 시험대는 10월 14일 발표되는 9월 미국 CPI다. 헤드라인뿐 아니라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의 전월비 흐름을 살펴야 한다. 발표 숫자가 예상보다 낮더라도 실질금리와 달러가 다시 오른다면, 금의 초기 상승이 유지되지 못할 수 있다. 이번 주처럼 일별 금리와 금값이 함께 오르는 경우도 있어 여러 날의 반응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
이번 주 금은 높은 금리를 견디며 반등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다음 과제는 그 반등을 유지하는 일이다. 금리 인하를 미리 확신하기보다, 다음 CPI 물가 지표 발표 뒤 실질금리와 달러가 어떻게 움직이고 금이 상승분을 얼마나 지키는지 확인할 때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