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정책이 있었다면 시장은 대책이 있었다."
이번 주 금시장을 흔든 세 힘은 8월 물가, 장기국채 수급, 중동 전쟁발 유가 상승이었다. 생산자물가(PPI)가 9월 10일 발표되자 금은 약 2% 하락했다. 이튿날 소비자물가(CPI)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CME Fedwatch 9월 금리 인상 기대는 87%로 뛰었지만 금은 저가 매수에 1% 이상 반등했다. 로이터가 9월 11일 오후 집계한 현물 금은 온스당 4,363달러였다. 반등에도 당시 주간 하락폭은 약 1.5%였다.
여기서 역설처럼 보이는 사실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벤센트 재무부장관이 바이백을 선언한후 금주 실행에 옮겼으나(약 52억달러 매입) 시장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고 10년물 국채금리는 4.97%까지 상승하며 2007년 이후 최고치로 거의 5% 수준에 육박하였다.
또한, 미국과 이란 전쟁 심화와 장기전 우려가 원유 공급을 막아 물가와 채권금리, 달러를 먼저 끌어올리면 이자를 주지 않는 금의 단기 매력은 오히려 약해졌다. 이번 주에는 후자의 전달 경로가 가격의 상단을 눌렀다.
그러나 이번주 CPI 발표가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면서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이는 9월 16일 미 FOMC의 금리 결정이 어떻게 이뤄질지 초미의 관심사를 불러 일으켰고, 우리는 이날 발표 내용의 행간을 잘 읽음으로써 급변하는 변동성 장세를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1. 8월 물가 지표(PPI, CPI)가 전한 서로 다른 강도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보다 0.4%, 전년 같은 달보다 5.4% 상승했다. 식품·에너지·유통서비스를 제외한 지표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4.7%다. 생산단계의 비용 압력이 소비자에게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겼지만 PPI가 소비자물가지수(CPI)로 그대로 전가된다는 뜻은 아니다.
9월11일 발표된 8월 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4% 상승하였고,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4% 상승 하였다. 헤드라인의 월간 상승폭은 7월 0.1%에서 커졌다.
따라서, 8월 헤드라인 CPI가 예상에 대체적으로 부합하면서 물가가 시장의 최악의 우려를 넘어서는 충격은 피했다. 그러나 근원 물가의 월간 상승률은 예상보다 높아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오히려 키웠다. 시장이 주목하는 다음 질문은 금리 인상 여부를 넘어, 이번 인상이 추가 긴축의 출발점인지 마지막 조정인지다. 연준이 후속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면 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이 줄어 금값에 우호적일 수 있다.
2. 시장을 흔든 ‘바이백의 역설’…약이 아닌 독이 된 정부 개입
미 재무부는 9월 9일 10~20년 만기의 오래된 국채를 다음 날 최대 60억 달러까지 되사겠다고 알렸다. 10일 실제 매입액은 로이터 집계 51억 8,700만 달러였다. 일부 시장 참가자는 100억 달러 수준의 더 과감한 대응을 기대했지만 숫자로 보면 시장의 실망은 분명했다. 바이백을 공고한 9일 미 재무부의 10년물 정해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83%, 30년물은 5.28%였다. 시행일인 10일에는 각각 4.95%와 5.37%로 올라 하루 변동폭이 +12bp와 +9bp에 달했다.
벤센트는 시장에게 경고한바 있다. 정부는 풀하우스로서 다양한 카드를 가지고 있기에 정부에 맞서지 말라고 하였지만 시장은 장기국책금리로 대응을 하였다. 결국, 금리 5% 노멀시대를 맞이하는 시대에 맞는 대책을 강구해야 할지 고민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금도 같은 날 방향을 바꿨다. 로이터가 전한 COMEX 12월물 결제값은 8일 4,430.10달러, 9일 4,458.80달러, 10일 4,407.30달러, 11일 4,408.90달러다. 바이백 시행일에는 전일 대비 51.50달러, 약 1.16% 하락했고 금요일 선물 결제값은 1.60달러 소폭 반등했다.
왜 정부가 채권을 사들이는데 금리는 올랐을까. 재무부의 바이백은 오래된 특정 채권을 매입해 거래 마찰을 줄일 뿐, 32조 달러 안팎의 시장 전체를 좌우하거나 연준처럼 통화정책을 완화하지 않는다. 일부 투자자는 선제적인 매입 확대에서 수급 압박의 심각성을 읽었다. 그러나 이날에는 생산자물가(PPI) 발표와 유가 100달러 돌파, 30년물 새 국채 입찰도 겹쳤다. 금리와 금값의 동시 변화를 바이백 하나의 순수한 인과효과로 분리할 수 없는 이유다. 그리고 미국의 누적 재정적자는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금리 프리미엄을 요구하게 하였다. 미국의 2026 회계연도 8월까지 11개월 누적 재정적자는 1조 9,700억 달러로 2025 회계연도 연간 적자 1조 7,750억 달러를 웃돈다.
따라서, 금의 경로는 둘로 갈린다. 당장은 명목금리와 함께 실질금리·달러가 올라 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커지면 금값의 상단이 눌린다. 반대로 긴 시간이 흐르며 국채의 공급·재정 위험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실질금리 상승이 멈춘다면, 발행자의 직접적인 채무가 아닌 금을 포트폴리오에 더하려는 수요가 커질 수 있다. 이번 주 차트가 보여주는 것은 장기 안전자산 논쟁보다 단기 물가·금리 충격이 먼저 금값을 압박했다는 점이다.
3. 유가 100달러 재돌파…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였다
또 하나의 변수는 유가 100달러 재돌파다. 미국·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해협 주변 수송 차질, 예멘 후티 반군의 활동이 원유 공급 우려를 키웠다. 9월 10일 브렌트 선물은 배럴당 107.63달러, 미국 WTI 선물은 102.48달러에 마감했다.
유가 상승 → 휘발유·운송비 상승 → 물가 기대와 국채금리 상승 → 금의 기회비용 증가라는 고리가 이번 주 금을 압박했다. 다만 전쟁의 확대가 금융 불안을 키우면 안전자산인 금을 다시 사려는 힘도 커진다. 실제로 9월 9일에는 달러 약세와 함께 현물 금이 온스당 4,414.30달러로 1% 이상 올랐다.
11일 이후 확인된 공급망 위험도 다음 주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우디 동서 송유관은 이라크에서 날아온 것으로 발표된 드론 공격 후 예방적으로 일시 폐쇄됐다. 이 송유관은 하루 400만~500만 배럴을 수송해 왔다. 별도로 후티 세력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페림섬에 진입해 홍해 항로를 위협했다. 미국의 평균 경유 소매가격이 갤런당 6달러를 넘었다는 로이터 보도 역시 원유 충격이 실물경제로 번지는 징후다.
그러나 오만에서 예정된 걸프 국가들의 회동 소식은 유가의 위험 프리미엄을 낮출 수 있는 외교 변수로 남아있으며 한때 유가가 3% 하락하며 한주를 마감하였다.
금시장에서는 유가 하락이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어 금리를 끌어내림으로써 금이 강해질수 있음으로 다음주 전쟁과 회담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겠다.
4. 9월16일 FOMC 금리 인상 확률 87%...불확실성은 커져가고 있다
9월 11일 CPI 발표 후 CME FedWatch에서 예상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67%에서 87%로 뛰었다. CME FedWatch를 인용한 로이터는 현재 정책금리 범위 3.50~3.75%에서 0.25%포인트 올리면 3.75~4.00%가 될것이라 전망하였다.
인상 가능성이 우세하지만, 확률이 높을수록 “인상 자체”보다 결정문과 기자회견이 금값을 가를 수 있다. 따라서, 다음 세가지 주장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살펴봄으로써 금값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금리인상과 함께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 실질금리·달러 상승으로 금에 불리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금리인상하되 향후 데이터 확인을 강조하면 이미 반영된 기대가 되돌려져 금이 반등할 수 있다. 즉, 단계적 추가 인상이 없다는 신호이다.
셋째, 예상을 깨고 동결하면 금에 일단 우호적이지만, 물가 불안과 불확실성이 장기금리를 더 끌어올리는지 함께 봐야 한다.
[독자를 위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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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의 정답은 “전쟁이면 금이 오른다”도 “물가가 높으면 무조건 금이 내린다”도 아니였다.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금리 인상 기대를 높였고, 고유가가 장기금리를 지탱하면서 금은 주간 하락했다. 하지만 금요일에는 저가 매수로 반등했다. 9월 16일에는 기준금리 25bp 인상 여부뿐 아니라 2년·10년물 금리, 달러, 유가가 동시에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독자가 확인할 신호는 네 가지다. ① 금리 25bp 인상 이후 추가 인상 전망이 남는가. ② 10년물 명목금리 상승이 실질금리 상승인지, 인플레이션 보상과 기간 프리미엄의 상승인지. ③ 유가 100달러 초과가 실제 물가와 소비·고용으로 옮겨가는가. ④ 전쟁 완화를 위한 걸프국 오만 회동(GCC)과 해상·육상 수송로 복구가 원유 공급 위험을 낮추는가. 이 네 가지 신호에 대한 결과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올 가을 금값의 향방이 정해질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