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엘지 law 인사이트] IPO 성공 좌우하는 상장 전 준비와 핵심 법률쟁점

전문가 칼럼입력 :2026/09/28 19:00

안희철 법무법인 디엘지 대표변호사

IPO(Initial Public Offering, 상장)를 준비하는 회사들이 자주 하는 오해가 있다. IPO를 거래소의 상장심사를 통과하고 공모주 청약을 받는 절차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다. 형식적으로 보면 IPO는 상장 주관사 선정, 기업실사, 상장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과 공모가 확정, 청약과 납입, 신규 상장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실무에서 IPO 본질은 단순히 자금조달이나 상장 절차가 아니다. 비상장회사가 수많은 투자자의 감시와 평가를 받는 공개회사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증 받는 과정이다. 따라서 IPO 준비는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할 때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회계기준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전환하고 지정감사에 대응하는 일, 내부회계관리제도와 공시체계를 구축하는 일, 정관과 이사회 운영을 정비하는 일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

투자계약상 권리, 스톡옵션, 특수관계자 거래, 지식재산권과 인허가 문제도 오랜 기간 누적된 회사의 기록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작업이다. 실무상 적어도 1년 반에서 2년, 회사의 상황에 따라서는 그보다 훨씬 긴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IPO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는 상장 주관사다. 상장 주관사는 공모주를 판매하는 증권사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의 상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거래소와 소통하며, 상장 논리와 공모구조를 설계한다. 기업가치를 산정하고 기관투자자에게 회사의 사업과 성장성을 설명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주관사를 선정할 때 증권사 규모나 제시한 예상 기업가치만 봐서는 안 된다.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 유사 기업 상장 경험, 실무 담당 인력 전문성, 기관투자자 네트워크와 리서치 역량을 함께 살펴야 한다.

바이오, 인공지능, 플랫폼, 콘텐츠, 제조업은 각각 매출구조와 성장성을 설명하는 방식이 다르다. 특히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한다면 기술평가와 사업성 심사를 연결해 설명할 수 있는 경험이 중요하다. 높은 기업가치를 제시하는 주관사보다 회사의 약점을 정확히 지적하고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논리를 만드는 주관사가 더 좋은 파트너일 수 있다.

상장 준비에서는 회계와 법무를 별개의 업무로 나눠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상환전환우선주나 전환사채 조건은 법률상 주주 권리이면서 회계상 부채와 손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스톡옵션 부여 절차에 문제가 있으면 법률적 하자뿐 아니라 주식보상비용과 지분에도 영향을 준다. 주요 계약의 해지 가능성은 법률실사에서 가장 중요한 법률적 쟁점인 동시에 매출 지속성 등과 연관이 큰 문제다.

안희철 법무법인 디엘지 대표변호사

투자계약과 지분구조 정리는 특히 중요하다. 회사가 여러 차례 투자를 유치했다면 상환전환우선주, 전환우선주,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와 다양한 주주간계약 등의 쟁점을 중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 사전동의권, 우선매수권, 동반매도권, 매도청구권, IPO 의무와 위약벌 등이 상장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IPO 기업실사는 M&A 실사와 목적이 다르다. M&A 실사가 인수자가 회사를 인수해도 되는지를 판단하는 절차라면, IPO 실사는 거래소와 투자자가 회사를 공개시장에 진입시켜도 되는지를 검증하는 절차다. 이미 발생한 법률 위반뿐 아니라 사업 계속성, 매출 질, 주요 거래처 의존도, 내부통제, 경영권 안정성, 이해관계자 거래와 투자자 보호 가능성까지 검토한다. 단순히 문제가 있는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시장에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는 형식적 요건과 질적 요건을 함께 본다. 기업규모, 주식분산, 재무성과, 감사의견 등 계량화할 수 있는 기준을 충족했다고 해서 반드시 상장되는 것은 아니다. 매출이 특정 거래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지, 단기간에 급증한 매출이 지속 가능한지, 최대주주와 회사 사이에 부적절한 자금거래가 있었는지, 내부통제와 지배구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기술특례상장도 수익성 요건을 일부 완화하는 제도일 뿐 경영의 투명성이나 투자자 보호에 관한 심사까지 면제하는 제도는 아니다.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 증권신고서 제출과 본격적인 공모절차가 이어진다. 증권신고서는 단순히 회사소개서나 홍보자료가 아니다. 회사 사업과 재무상태, 주주현황, 공모자금 사용 목적과 위험요소를 시장에 공식적으로 밝히는 문서다. 중요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누락하면 발행회사뿐 아니라 이사와 인수인 등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약점을 적게 공개하고 싶을 수 있다. 그러나 투자위험요소를 축소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위험을 만든다. 상장 후 문제가 현실화되면 투자자는 “왜 미리 알리지 않았는가”를 묻는다. 불리한 사실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회사가 통제할 수 있는 위험과 그렇지 않은 위험을 구분해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모가 산정에서도 높은 가격이 항상 최선은 아니다. 회사와 기존 주주는 높은 기업가치를 원하고, 공모주 투자자는 충분한 할인과 상장 후 상승 가능성을 기대한다. 주관사는 수요예측 결과와 비교기업의 가치, 시장 상황, 공모 규모를 고려해 공모가격을 정한다. 이때 공모가뿐 아니라 구주매출 비중,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 수, 기존 주주의 보호예수,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 공모가를 지나치게 높이면 상장 직후 주가 하락으로 신뢰를 잃을 수 있고, 지나치게 낮추면 회사와 기존 주주의 가치가 불필요하게 희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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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첫날의 주가만으로 IPO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첫날의 주가는 시장 상황과 유통물량, 공모주 투자 열기 등 여러 요인이 결합된 결과다. 제대로 된 평가는 상장 후 회사가 증권신고서에서 설명한 성장전략을 실행하는지, 공모자금을 계획대로 사용하는지, 실적이 예상과 달라졌을 때 시장에 성실하게 설명하는지를 지켜본 뒤에 가능하다. 상장은 투자자와의 관계가 끝나는 날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날이다.

결국 IPO 준비의 핵심은 '설명 가능성'이다. 매출은 어디에서 발생하고 반복될 수 있는지, 특정 고객이나 대표이사에게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지, 과거 투자와 주식 발행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 특수관계자 거래와 자금집행을 이사회와 내부통제가 제대로 감시하고 있는지, 공모자금은 어떤 성장을 만들 것인지 등이다. 이러한 질문에 일관되고 객관적인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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