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서 은화 934개 발견…2000년 전 로마 보물 정체는

무게만 3.1㎏, 당시 로마 병사의 6년치 급여

과학입력 :2026/09/28 20:40    수정: 2026/09/28 20:45

독일 서부에서 금속 탐지기를 이용해 유물을 찾던 탐지사가 하드리아누스 황제(재위 117~138년) 시대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로마 은화 900여 개를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최근 독일 쾰른에서 남쪽으로 몇 마일 떨어진 베셀링 인근 들판에서 로마 은화 934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발견된 은화는 초기 로마 제국의 표준 화폐였던 은 데나리우스로, 전체 무게는 약 3.1㎏에 달한다. 이 은화들은 약 1년 전 발견됐으며, 현재 독일 라인란트 지역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900개가 넘는 은 데나리우스가 독일 서부의 한 들판에서 발견됐다. 데나리우스는 초기 로마 제국의 표준 동전이었다. (출처=마르셀 잔야니/라인란트 고고학 기념물 보존 사무소)

고고학자들은 이 유물이 하드리아누스 황제 재위 기간에 묻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발견된 동전 가운데 가장 최근에 주조된 것이 서기 124년 또는 125년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라인란트 지방정부의 고고학 책임자 에리히 클라센은 이번 발견에 대해 "이 시기 매장물로는 독일 최대 규모이며,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번 은화는 금속 탐지기 전문가 올리버 리들이 처음 발견했다. 그는 처음 15개의 동전을 찾아낸 뒤 발굴을 중단했다. 이후 금속 탐지기가 지하에 훨씬 더 큰 규모의 유물이 묻혀 있음을 알려오자 당국에 신고했다.

리들은 성명을 통해 "땅속에 더 큰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 분명했다"며 "즉시 사무실에 알렸다"고 밝혔다.

출처=마르셀 잔야니/라인란트 고고학 기념물 보존 사무소

그는 주 정부로부터 금속 탐지기 사용 허가를 받았으며, 지역 고고학 당국으로부터 관련 교육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라인란트 지방정부 고고학자들이 현장을 조사했고, 모두 934개의 로마 은화를 발굴했다.

클라센은 원래 소유자가 대부분의 동전을 서기 100년 무렵부터 수집하기 시작했으며, 실제 매장은 하드리아누스 황제 시대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매장 이유에 대해서는 추측만 할 수 있지만, 누군가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싶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당시에는 은행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인이 사망하면서 동전이 묻힌 장소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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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견은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당시에도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지녔던 것으로 평가된다. 하드리아누스 시대 로마 군단병의 연간 급여는 약 300데나리우스였지만,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식량과 장비 비용으로 공제됐다.

이번 발굴을 이끈 지역 고고학자 라헬 오테는 "군단병이 이 정도 규모의 은화를 모으려면 약 6년 동안 급여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저축해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