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탐지기, 미친 듯 반응"...이스라엘서 금화·보석 무더기 발견

이스라엘 연구진, 1천400년 전 금화와 보석 발견

디지털경제입력 :2025/09/29 15:22    수정: 2025/09/29 16:24

이스라엘 갈릴리 호수 인근에서 약 1천400년 전 비잔틴 시대의 희귀한 금화와 보물들이 발견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번에 출토된 보물에는 순금 동전 97개와 진주, 장식용 준보석, 유리 장식 귀걸이 등 수십 점의 장신구가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골란 고원 경사면에 위치한 고대 도시 히포스 유적을 조사하던 중 발견됐다.

이스라엘 갈릴리 호 근처에서 7세기에 만들어진 동전과 보석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출처=마이클 아이젠버그)

발굴 공동 책임자인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 고고학자 마이클 아이젠버그는 “이는 이 지역에서 발견된 동시대 금화 중 가장 규모가 큰 것 중 하나”라며 “보석류와 소액 화폐가 함께 발견돼 더 흥미롭고 화폐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히포스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최초의 사례”라고 밝혔다.

금속 탐지기를 사용하던 이디 립스먼은 지난 7월 고대 성벽과 바위 근처를 지나던 중 이 보물들을 발견했다. 그는 “탐지기가 미친 듯이 반응했고, 믿을 수 없었다. 금화가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출처=마이클 아이젠버그

이 동전들은 비잔티움 제국 유스티누스 1세 시대 시기부터 헤라클리우스 황제 초기에 걸친 다양한 황제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일부 동전에는 천 조각이 남아 있어 한때 보물이 천으로 감싸여 있었음을 시사한다.

동전에는 비잔틴 제국의 고금속 함량 금화인 ‘솔리두스(solidi)’, 그 절반 가치인 ‘세미세스(semisses)’, 3분의 1 가치인 ‘트레미세스(tremisses)’가 포함되어 있다. 아이젠버그는 “약 1천400년 가까이 된 동전과 보석이 새 것처럼 보인다는 건 매우 드문 경험”이라고 밝혔다.

출처=마이클 아이젠버그

특히 동전 하나는 희귀한 것으로, 610년 키프로스에서 포카스 황제에 반란을 일으킨 헤라클리우스 장군과 그의 아들이 주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헤라클리우스가 결국 승리해 비잔티움 헤라클리우스 왕조를 세웠고, 이 왕조는 610년부터 711년까지 통치했다.

발굴팀 화폐학자 대니 사이언은 “이번 발견은 당시 정치·경제사에 대한 이해에 중요한 단서를 더해주는 희귀한 유물”이라고 밝혔다.

이 보물이 왜 묻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역사 기록에 따르면, 이 보물이 묻혀있던 히포스 지역은 7세기 극심한 혼란을 겪은 지역이었다. 614년 사산 제국 군대가 팔레스타인을 침공하면서 예루살람도 함락됐다. 이후 약 15년 후 비잔틴 제국이 이 지역을 재탈환했으나 636년 무슬림 군대가 다시 점령했다. 히포스는 이 시기에 쇠락했고, 749년 갈릴리 지진 이후 결국 폐허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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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젠버그는 “7세기 전반에 발견되는 숨겨진 화폐는 대부분 금화와 청동화로 구성돼 있다”며, “이는 사산 왕조와 이슬람의 잇따른 정복으로 주민들이 불안에 떨며 재산을 급히 숨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주로 화폐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진이 새로 발견된 보물 더미를 분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는 동전 판독, 보석류 기록, 발견물의 지역적 맥락 연구 등이 포함된다. 전시 시점은 미정이나, 아이젠버그는 “일부 박물관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