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섭 AI 진테제] 메타 '뮤즈'가 한국기업에 시사하는 것

"에이전트가 일반 사용자에게 와...성능이 문제가 아냐"

전문가 칼럼입력 :2026/09/26 14:23    수정: 2026/09/26 14:31

안광섭 세종대학교 겸임교수(인레벨나인 대표)

미국 빅테크기업 메타가 지난 8일 발표한 개인 AI에이전트 '뮤즈(Muse)'가 국내외서 화제다. AI 에이전트는 질문에 답만 하는 챗봇과 달리, 사용자를 대신해 메일을 보내고 예약을 하고 물건을 사는 등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AI를 말한다. 뮤즈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쓸 수 있다. 필자도 미국에 있으며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뮤즈'를 직접 써 봤다.

이름을 짓고 기억을 옮겨 오는 것으로 시작

앱을 열자 뮤즈는 먼저 자기 이름을 지어 달라고 했다. 이어서 원래 쓰던 AI 도구에 자기가 알려 주는 문구를 붙여 넣고, 거기서 나온 답을 다시 뮤즈에 입력하라고 했다. 다른 AI가 그동안 필자에 대해 기억해 둔 내용을 뮤즈로 옮겨 오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나온 에이전트 서비스는 제대로 쓰기까지 배워야 할 것이 많았다. AI에게 지시하는 문장인 프롬프트를 다듬어야 했다. AI가 작업하는 환경을 설정하는 하네스를 짜고, 특정 업무 요령을 담은 스킬과 기능을 확장하는 플러그인을 설치하고, 깃허브(GitHub) 같은 개발 도구를 연결할 줄 알아야 했다. 대부분의 에이전트 서비스가 이런 기능을 제공했고, 이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에이전트를 잘 쓰는 사람이었다.

메타는 반대 방향을 택했다. 지난 9월 8일 출시 발표문에서 메타는 뮤즈가 수십억 명이 쓰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따로 배울 것이 없다고 밝혔다. 다른 AI의 기억을 가져오는 기능 자체는 새롭지 않다. 앤스로픽과 구글이 올 3월에 비슷한 기능을 먼저 내놓았다. 차이는 위치에 있다. 다른 서비스에서는 사용자가 설정 메뉴에서 찾아 써야 하는 기능인데, 뮤즈는 가입하자마자 모든 사용자가 거치는 첫 단계에 넣었다.

메시지마다 이모지로 반응하며 대화를 이어 간다

뮤즈는 필자가 보내는 메시지에 이모지로 반응을 단다. 사용자가 무슨 말을 하느냐에 따라 각종 이모지가 달라지고, 답변 앞에는 상대의 상황을 짚는 한두 문장이 먼저 온다. 필자가 가입 과정에서 겪은 문제를 설명했을 때도 뮤즈는 먼저 답답했겠다고 공감한 뒤 해결 방법을 순서대로 안내했다.

작업 도구라기보다, 메신저로 대화하는 상대처럼 행동하고 그 덕분에 여러 단계를 거치는 작업도 지루하지 않게 이어진다. 메타가 뮤즈를 챗봇이 아니라 메신저 속 친구에 가까운 형태로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뮤즈를 쓰기 위해 지역을 바꿔 접속을 했을떈 오히려 뮤즈를 통해 오픈AI 계정 등이 타지역 접속으로 잡혔다고 메일을 읽고 나에게 제일 먼저 왓츠앱으로 선톡을 해주었다.

MCP와 개발 도구는 연결하지 않아

뮤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정은 무엇을 연결하지 않았느냐다. 지금까지 나온 에이전트 서비스는 AI와 외부 도구를 연결하는 표준 방식인 MCP(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로 GitHub 같은 개발 도구를 붙이는 것을 기본으로 삼았다. 뮤즈에는 이것이 없다. 메타는 2026년 9월 23일 연례 행사인 커넥트 2026에서 GitHub 같은 업무용 커넥터를 추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필자가 확인한 9월 25일까지 뮤즈 목록에 GitHub를 비롯한 개발 도구 커넥터는 없었다. 커넥터는 AI를 외부 서비스에 연결해 주는 통로다.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다. 메타는 2026년 4월 29일 챗GPT나 클로드(Claude) 같은 AI 도구에서 메타 광고 계정을 직접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는 'Meta 광고 AI 커넥터'를 MCP 방식으로 공개 베타 출시했다. 다른 회사 AI에는 이미 제공하는 연결 기능을 자사 에이전트에는 넣지 않은 것이다. 뮤즈가 광고를 모르는 것도 아니다. 필자가 메타 광고를 집행 중이고 목표는 팔로워를 늘리는 것이라고 말하자, 뮤즈는 팔로워 수 자체를 목표로 한 광고는 팔로워 한 명당 비용은 싸지만 콘텐츠에 반응하지 않는 팔로워가 쌓여 나중에 노출이 오히려 줄 수 있다고 정확하게 답했다. 조언은 하지만 계정에는 손대지 않는다. 개발 도구를 연결하지 않았을 뿐, 메일로 들어온 시스템 오류 알림을 읽고 먼저 고치는 것을 돕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연결하지 않은 것은 능력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대신 뮤즈의 커넥터 목록은 일상생활에서 쓰는 앱으로 채워져 있다. 지메일, 구글 문서, 캘린더, 애플 건강, 식당 예약 앱 오픈테이블, 운동 기구 펠로톤, 조명 필립스 휴, 은행 계좌 연동 서비스 플래드, 테슬라 차량 관리 앱 테시 등이다. 음식 주문, 식당 예약, 쇼핑, 메일 확인, 문서 작성과 편집, 자료 조사, 건강관리처럼 평범한 직장인과 가정이 하루에 하는 일이 그대로 들어 있다. 커넥트 2026에서 먼저 소개된 것도 월마트, 베스트바이 같은 유통 회사와 결제 수단이었다. 메타가 뮤즈로 가장 먼저 잡으려는 사용자가 개발자가 아니라 일반 소비자라는 뜻이다.

모델 선택도, 추론 설정도 없어

무엇을 뺐는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기존 AI 서비스 사용자에게 익숙한 모델 선택 메뉴가 뮤즈에는 없다. 어떤 모델을 쓸지, 추론을 얼마나 깊게 할지 고르는 설정도 없다. 일반 사용자에게 이런 선택은 필요하지 않다. 어느 모델이 좋은지 알아야 고를 수 있는데, 그것을 아는 사람은 이미 일반 사용자가 아니다.

결제도 같은 방식으로 단순하다. 뮤즈는 스트라이프의 '링크(Link)'를 결제 수단으로 붙였다. ChatGPT나 Claude를 구독할 때 쓰는 그 결제 방식이다. 카드 정보를 한 번 저장해 두면 다음부터는 문자로 받은 인증 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끝난다. 여기에 쇼피파이의 결제 수단인 '숍페이(Shop Pay)'가 추가될 예정이다. 뮤즈가 사용자를 대신해 물건을 살 때 필요한 결제 기반을 먼저 갖춰 둔 것이다.

안광섭 세종대 겸임교수(인레벨나인 대표)

빠진 자리를 채운 것은 일반 사용자를 위한 기능이다. 뮤즈에는 대화창 외에 아이디어, 목표, 피드라는 세 가지 화면이 있다. 아이디어는 뮤즈가 사용자를 위해 대신 해 줄 수 있는 일을 먼저 제안하는 화면이다. 사용자가 시키기 전에 뮤즈 쪽에서 할 일을 내놓는다. 목표는 사용자가 이루려는 일을 등록하고 뮤즈가 진행 상황을 함께 따라가는 화면이다. 피드는 사용자의 관심사에 맞춰 뮤즈가 골라 정리한 소식이 올라오는 화면이다. 셋 모두 사용자가 프롬프트를 쓰지 않아도 에이전트가 먼저 움직이게 만든 기능이다.

앱을 열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뮤즈는 왓츠앱 같은 메신저로 먼저 메시지를 보낸다. 필자가 받은 메시지는 등록해 둔 목표의 진행 상황을 묻는 것, 피드에 새로 올라온 소식을 알리는 것, 연결이 끊어진 앱을 다시 연결하라는 것이었다. 연결해 둔 메일함을 읽고 보내는 메시지도 있었다. 다른 서비스 계정에 낯선 지역에서 로그인이 있었는데 본인이 맞는지 묻거나, 메일로 들어온 시스템 오류 알림을 보고 원인을 짚은 뒤 권한을 주면 고치는 것을 돕겠다고 제안하는 식이다.

사용자가 말을 걸어야 답하는 것이 아니라, 챙길 일이 생기면 뮤즈 쪽에서 먼저 연락한다. 지금까지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지시를 기다리는 도구였다면, 뮤즈는 먼저 제안하고 먼저 챙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메타가 뮤즈를 왓츠앱 안에 넣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메시지가 오는 곳이 이미 사람들이 하루에 수십 번 여는 앱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기도 같은 방향

'커넥트 2026'에서 공개된 기기들도 이 방향과 맞는다. 메타는 뮤즈 전용 소형 기기 '뮤즈 참(Charm)'을 공개했다. 손바닥 크기에 약 2인치 화면과 5G 통신 모뎀을 갖춰 스마트폰 없이도 뮤즈를 쓸 수 있다. 카메라를 뺀 349달러짜리 안경 '레이밴 메타 오디오'도 내놨다. 메타는 AI 안경을 쓴 채 에이전트의 이름을 부르면 뮤즈가 작업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가입할 때 사용자에게 이름을 짓게 한 것이 여기서 쓰인다. 사용자가 직접 지은 이름이 안경이나 기기에서 뮤즈를 부르는 말이 된다.

다만 메타도 '뮤즈 참'을 주력 제품으로 보지는 않는다. 앤드루 보스워스 메타 최고기술책임자는 이 기기를 시험적인 첫 버전이라고 부르며 전략의 핵심은 아니라고 밝혔다.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주가는 반도체, 그중에서도 CPU 회사가 올라

뮤즈 출시의 영향은 주식시장에서 먼저 나타났다.  9월 21일 AMD 주가는 10% 올라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었고, 인텔은 12%, Arm은 17%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3% 오르며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앱 시장 조사업체 센서타워 자료에 따르면 이때 뮤즈는 미국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1위를 3일 연속 지키고 있었다.

오른 회사가 GPU 회사만이 아니라 CPU 회사였다는 점이 중요하다. GPU는 AI 모델이 답을 만들어 내는 대규모 계산에 주로 쓰이고, CPU는 컴퓨터의 일반적인 작업 처리를 맡는다. 챗봇은 질문 하나에 답하고 끝나지만, 에이전트는 메일을 확인하고, 일정을 비교하고, 식당을 예약하고, 확인 메일을 보내는 식으로 여러 단계를 이어서 처리한다. 웹 브라우저를 열고, 외부 앱을 호출하고, 결과를 정리하는 이런 작업은 대부분 CPU가 처리한다.

뮤즈는 사용자마다 클라우드 서버 안의 전용 가상머신에서 실행된다. 가상머신은 서버 하나를 여러 대의 독립된 컴퓨터처럼 나눠 쓰는 방식이다. 메타는 지난 4월에도 에이전트 AI가 발전할수록 필요한 연산에서 CPU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여기서 확인된 것은 앞으로 CPU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다. 실제로 CPU 사용량이 늘었다는 데이터가 나온 것은 아니다. 또 메타가 Arm의 에이전트용 신형 CPU 공동 개발 파트너인 것은 사실이지만, 뮤즈가 그 칩으로 운영된다고 밝힌 회사는 없다.

개발자용 에이전트와 일반인용 에이전트

뮤즈 이전에 주목받은 개인 에이전트는 주로 개발자들이 쓰는 도구였다. 대표적인 것이 오픈클로(OpenClaw)와 헤르메스 에이전트다. 오픈클로는 개발자 피터 스타인버거가 자신이 쓰려고 만든 개인 비서에서 출발했다. 개발자들이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관심을 표시하는 GitHub 별을 약 38만9500개 받았고, AI 연구 조직 누스 리서치가 만든 헤르메스 에이전트는 약 24만4700개를 받았다.

두 서비스 모두 사용자가 직접 서버에 설치하고, 어떤 AI 모델을 쓸지 고르고, 보안 설정도 스스로 챙겨야 한다. 오픈클로 문서는 기본 설정이 믿을 수 있는 운영자가 관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며, 외부 위협을 막는 격리 기능인 샌드박스는 기본값이 꺼져 있다. 뮤즈는 이런 준비 과정을 없앴다. 앱을 설치하고, 이름을 짓고, 원래 쓰던 AI의 기억을 옮기면 바로 쓸 수 있다.

필자는 뮤즈를 범용인공지능(AGI) 에이전트의 시작을 알리는 제품으로 본다. 다만 여기서 '범용(general)'이라는 말은 두 가지로 이해해야 한다. 하나는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는 지능이라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누구나 쓸 수 있는 도구라는 뜻이다. 뮤즈가 지금 보여 준 것은 두 번째다. 뮤즈가 사람만큼 모든 일을 해낸다는 근거는 아직 없지만, 전문 지식 없는 일반 사용자가 에이전트를 쓸 수 있게 만들었다는 근거는 앱스토어 순위로 확인됐다. 메타 스스로도 AGI 대신 '개인 초지능'이라는 표현을 쓰며, 모든 사람이 자신을 위해 일하는 에이전트를 갖는 미래를 목표로 내세운다. 지능의 수준은 모델 성능 평가로 겨루지만, 누구나 쓸 수 있느냐는 가입 과정과 기본 기능 구성으로 결정된다. 메타는 후자에 먼저 힘을 쏟았다.

연결하는 앱이 많을수록 위험도 커져

한계도 이미 나타났다. 아마존은 지난 20일 밤부터 뮤즈가 아마존에서 쇼핑하지 못하도록 접근을 막았다. 로이터는 출시 전 메타 내부 테스트에서 뮤즈가 안전장치를 우회해 직원의 개인 사진을 노출한 사례를 보도했다. 건강 기록, 은행 계좌, 차량, 집 안 기기를 한 에이전트에 모두 연결하면 편리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피해가 미치는 범위도 그만큼 넓어진다. 메타는 메타 자신도 사용자 데이터를 볼 수 없는 보안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한국 기업이 따져 볼 것

뮤즈의 한국 출시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그 사이 국내 기업이 확인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자사 서비스가 다른 회사 에이전트와 연결될 준비가 돼 있는지다.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주문하고 예약하게 되면, 에이전트와 연결되지 않은 서비스는 선택지에서 빠질 수 있다. 반대로 아마존처럼 연결을 막는 선택도 있다. 어느 쪽이든 정책을 미리 정해야 한다.

둘째, 사내에 에이전트를 도입할 때 직원들에게 여전히 프롬프트 작성법과 복잡한 설정부터 가르치고 있는지다. 뮤즈는 배울 것이 적을수록 사용자가 늘어난다는 것을 보여 줬다.

셋째, 데이터센터와 서버 투자 계획이다. 에이전트가 널리 쓰이면 필요한 연산은 GPU 대수만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CPU와 메모리, 전력 수요까지 다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뮤즈에서 얻을 수 있는 것

국내에서 뮤즈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는 회사는 카카오와 네이버다. 두 회사는 지금 뮤즈와 반대 순서로 가고 있다. 카카오는 오는 10월 15일 독립형 AI 앱 '카나나'의 앱과 PC 서비스를 종료한다. 2025년 5월 베타 서비스로 출시한 지 약 1년 5개월 만이다. 대신 카카오톡 안에서 쓰는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운영하고, AI 에이전트와 외부 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레이MCP'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톡에서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에 다이소몰, 신세계면세점, 신한카드 등을 추가했다. 네이버는 지난 3월 23일 주주총회에서 연내 모든 서비스 영역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2월에 도입한 쇼핑 AI 에이전트를 쇼핑 전반으로 넓히고, 검색·쇼핑·금융·건강 등 영역별 에이전트를 순차적으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9월 17일에는 네이버지도 앱에서 대화로 장소를 추천받고 예약까지 이어지는 '플레이스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정리하면 뮤즈는 사용자 한 명의 에이전트를 먼저 만들고 거기에 여러 서비스를 커넥터로 붙였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서비스마다 에이전트를 따로 붙이고 있다. 쇼핑에는 쇼핑 에이전트, 지도에는 플레이스 에이전트, 건강에는 건강 에이전트를 두는 식이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뮤즈에서 가져올 만한 힌트는 세 가지라고 본다.

첫째, 첫 사용 과정이다. 뮤즈는 이름을 짓고 다른 AI의 기억을 가져오는 두 단계로 사용자가 에이전트를 자기 것으로 느끼게 만들었다. 카카오톡과 네이버는 이미 계정, 결제 수단, 배송지, 검색 기록을 갖고 있어 이 단계를 뮤즈보다 훨씬 쉽게 만들 수 있다. 문제는 그 데이터를 쓰겠다고 사용자에게 어떻게 물을 것인가다.

둘째, 에이전트를 서비스 단위가 아니라 사용자 단위로 묶는 것이다. 지도에서 식당을 예약한 뒤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로 결제하고, 캘린더에 일정을 넣고, 같이 가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일은 사용자 입장에서 한 가지 일이다. 서비스별 에이전트가 각각 따로 있으면 이 흐름이 끊긴다. 뮤즈는 이것을 하나로 이었고, 그것이 사용자가 느끼는 차이다.

셋째, 외부 서비스에 열어 주는 방식이다. 카카오의 플레이MCP는 이미 뮤즈와 같은 방향이다. 다만 뮤즈의 커넥터 목록이 보여 주듯, 어떤 서비스를 먼저 연결하느냐가 사용자층을 정한다. 개발자가 좋아할 서비스보다 배달, 예약, 병원, 은행처럼 사람들이 매일 쓰는 서비스를 먼저 채우는 것이 뮤즈가 택한 순서다.

메타 뮤즈의 성과는 에이전트 성능이 크게 앞섰기 때문이 아니다. 가입과 결제, 연결 과정을 단순하게 만들고 선택할 것을 줄여 일반 사용자가 쓸 수 있게 했고, 그 사용자 수가 반도체 시장까지 움직였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뮤즈보다 사용자와 데이터를 더 많이 갖고 있다. 부족한 것은 그것을 에이전트 하나로 묶는 설계다.


◆ 필자 안광섭은…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이자 INLEVEL9(인레벨나인) 전략 컨설턴트다. 대학에서 경영데이터 관리,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등 데이터 분석을 가르치는 한편, 현장에서는 기업의 AI 도입과 전환, 시장 진입과 GTM(Go To Market) 전략 컨설팅을 이끌고 있다. 넥슨, 한화생명, 노션 한국 론칭, 카카오브레인 AI 제품, 감마 GTM 전략을 거치며 제품과 시장, 기술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일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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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AI가 오래 함께 일할 때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어야 하는지를 연구한다. 장기 대화형 AI의 기억 아키텍처를 다룬 ‘HEMA-2’ 논문이 한국인공지능학회에 채택됐고, 에이전틱 AI 제품의 신뢰 붕괴를 분석한 논문을 JAIH에 발표했다. 매일 글로벌 AI 논문을 선별하는 Daily Arxiv를 운영한다. 지은 책 ‘생각을 맡기는 사람들: 호모 브레인리스’는 2026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우수도서에 선정됐다.

기술·경제·인문을 교차해 읽는 뉴스레터 INLEVEL9 Letter(https://inlevel9.com/)를 매일 오전 11시에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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