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화성 예제로 분화구에서 고대 지하수의 흔적을 발견했다.
우주과학 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은 퍼서비어런스가 예제로 크레이터 가장자리에 위치한 ‘마진 유닛(Margin Unit)’에서 과거 물이 암석과 상호작용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발표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과거 화성은 현재보다 훨씬 습하고 지질학적으로 활발한 환경이었으며, 물이 다양한 형태로 암석과 상호작용하며 순환했을 가능성이 있다.
예제로 분화구 마진 유닛서 발견
이번 발견은 예제로 분화구 가장자리를 따라 형성된 마진 유닛에서 이뤄졌다. 퍼서비어런스는 2023년부터 이 지역을 탐사해 왔으며, 관측 결과 암석과 물이 상호작용한 흔적을 최소 세 차례 확인했다. 이 가운데 한 가지 사례는 고대 지표면 아래에서 순환하던 뜨거운 지하수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과학자들은 당초 퍼서비어런스가 과거 예제로 크레이터를 가득 채웠던 고대 호수의 해안선을 따라 퇴적된 퇴적암을 발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 로버가 발견한 것은 지하 깊은 곳의 용암이나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화성암이었다.
연구진은 이처럼 예상과 다른 지질학적 특성 덕분에 과거 물의 활동을 보여주는 복잡한 기록이 암석에 보존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캔디스 베드포드 퍼듀대학교 연구과학자는 “마진 유닛에 도착하기 전까지 궤도 관측을 통해 세운 주요 가설은 궤도에서 확인된 탄산염이 예제로 크레이터에 존재했던 호수와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됐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이 지역이 일종의 수계 시스템이 교차하는 지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마진 유닛의 발견은 예제로 분화구가 화성에서 가장 큰 탄산염 노출 지역 중 하나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곳에서 얻은 지식은 예제로 분화구를 넘어 화성의 다른 지역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이 여러 번 암석 변형시킨 흔적 확인
연구진은 퍼서비어런스에 탑재된 슈퍼캠(SuperCam)을 이용해 마진 유닛 전역에 걸쳐 185개 이상의 기반암 지점을 분석했다. 그 결과 물이 여러 차례에 걸쳐 암석을 변형시킨 흔적을 확인했다.
첫 번째 단계에서 이산화탄소가 풍부한 지하수가 마그마가 서서히 식으면서 형성된 광물인 감람석과 반응했다. 이 과정에서 암석의 균열 내부에 탄산염 광물이 생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후 예제로 분화구에 고대 호수가 형성됐다. 일부 암석에서는 이산화규소(SiO₂)가 풍부하게 발견됐는데, 이 물질은 감람석이 물과 반응하는 과정에서 생성될 수 있다. 특히 과거 호수 수면 아래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암석에서 이산화규소가 풍부하게 나타났다. 그 다음에는 보다 뜨거운 환경이 형성됐다. 마진 유닛 동쪽에서는 황산칼슘과 형석을 함유한 광맥이 발견됐는데, 이는 과거 뜨거운 물이 화산암 내부를 순환했음을 시사한다.
지구에서 마그마나 지각 내부의 열에 의해 가열된 물과 기체가 암석 사이를 순환하며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열수계(hydrothermal system)는 미생물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화성의 과거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열수계는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연구진은 이처럼 여러 차례 발생한 물-암석 상호작용의 순서는 재구성했지만, 각각의 사건이 정확히 언제 일어났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연구 결과는 마진 유닛이 단순한 고대 호숫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지역은 지하수와 지표수, 그리고 가열된 유체가 화성 암석과 상호작용했던 장소로, 시간이 흐르면서 화성 환경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주는 복잡한 지질학적 기록을 보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암석에 포함된 탄산염 광물은 화성이 과거 언제, 어디에서 생명체가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했는지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관련기사
- "보라색 물결 출렁"…붉은 행성서 포착된 기이한 모래언덕 [여기는 화성]2026.09.14
- 젤라틴·효모로 붉은 행성에 집 짓는다 [우주로 간다]2026.09.14
- "외계 생명체 증거 찾을 수도"…中, 美보다 먼저 화성 샘플 가져오나2026.09.10
- 감자 모양 화성의 달, 태양 삼켰다 [여기는 화성]2026.09.05
베드포드는 “화성 탐사 로봇과 함께 10년간 일하면서 배운 한 가지는 화성이 끊임없이 예상치 못한 상황을 던져준다는 것”이라며 “궤도 데이터에서 예상했던 대로 상황이 전개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예제로 크레이터와 화성 전역의 물의 역사를 바라보는 과학자들의 시각을 새롭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궁극적으로 행성 과학자들이 초기 화성의 변화하는 기후와 거주 가능성을 재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