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으론 한계" vs "효과 따져봐야"…전기차 세액공제 놓고 정부 온도차

中 저가 공세에 국내 생산기반 위기감…산업부 "400만대 생산 유지해야"

카테크입력 :2026/09/18 14:42    수정: 2026/09/18 14:50

중국산 전기차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도입을 놓고 정부 부처 간 온도차가 드러났다. 산업통상부는 구매보조금만으로 중국과의 생산비 격차를 메우기 어렵다며 생산세액공제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재정경제부는 정책 효과와 리스크를 따져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내 전기차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침투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기반과 부품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날 행사는 국회 모빌리티포럼과 윤한홍 의원실 등이 주최하고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한국모빌리티학회가 공동 주관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토론회 시작 전 정부가 도입한 국내 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완성 전기차가 제외된 것을 강하게 지적했다. 이 의원은 "6개 분야(태양광·풍력·이차전지·반도체·핵심소재·AI로봇부품)을 해놓고 전후방 산업이 있는 전기차는 빼놨느냐"며 "주객이 전도됐다. 전기차는 꼭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내 전기차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발제자들도 중국 전기차의 빠른 시장 확대를 경고했다. 박정규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중국산을 방어할 수단이 없는 시장에서는 "1~2년 내 굉장히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국내 생산 투자 지원과 대응책 마련 필요성을 제기했다. 

윤경선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상무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이 42.5%까지 올라왔다"며 "국내 생산 강화를 위해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산 vs 국내산 생산비 격차 30%…“구매보조금만으론 가격차 못 메워”

정부 부처 사이에서는 구체적인 지원 방식을 놓고 시각차가 나타났다.

임채욱 산업부 자동차과장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생산비 차이가 거의 30%, 액수로는 한 1000만원 정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 들었다"며 "구매보조금으로 그 갭을 다 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생산세액공제가 그래서 필요하다고 저희는 계속 얘기해 왔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생산세액공제를 단순한 완성차 가격 지원이 아니라 국내 생산기반과 부품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임 과장은 "국내 자동차 생산 캐파가 최근 3년 동안 410만대 정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고용과 생태계가 유지되려면 국내에서 최소한 400만대 규모 생산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재경부는 전기차를 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해서 전기차 산업에 대한 지원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문균 재경부 조세특례제도과장은 "전기차를 놓고 지원할지 말지 고민한 것은 맞다"며 "전기차 지원에 있어서는 이차전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쪽으로 정부 안에서 결정한 부분"이라고 설명다.

전기차 산업이 처한 상황의 시급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생산세액공제 도입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조 과장은 "향후 2~3년이 전기차 업계에 있어서 굉장히 크리티컬한 시점이라는 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어떤 부분이 효과성은 높으면서 리스크는 적은지 신중하게 의견을 수렴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액공제만으론 부족…자율주행·공급망까지 종합 경쟁력 강화 주문

생산세액공제 도입만으로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가격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자율주행·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핵심 부품의 국내 공급망을 지키는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준환 국회입법조사처 선임연구관은 "생산세액공제도 근본적인 대책이나 충분한 대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것만으로 우리나라 전기자동차의 가격과 경쟁력이 중국 등 다른 나라 수입 전기차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을 담보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기차 경쟁력이 가격뿐 아니라 자율주행 성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박 연구관은 "운전자지원시스템의 성능이 전기차의 성능이자 자동차의 성능이 되고 있다"며 "가격 이외에 보여줄 수 있는 성능의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을 비롯해 여러 형태 종합적인 대책들이 함께 폭넓게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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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도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박용선 국토부 자동차정책과장은 "전기차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고 소비자의 선택은 결국 가격과 성능"이라며 "가격과 성능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과 기술개발 기반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배터리 활용·재제조와 자율주행 실증 확대, 안전·사후관리 강화 등을 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제시했다.

토론회를 공동대표로 이끈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지원과 함께 업계 자구 노력을 주문했다. 윤 의원은 "업계에서도 비용 절감 노력을 하고, 모든 걸 정부가 해주기를 기다리지 말아야 한다"며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도 임금을 계속 올리기 보다는 뼈를 깎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 협력사들도 국내에서 생산하면 생산세액공제를 해줘야 공장을 국내에 유지한다"며 "그래야만 생태계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