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의 대금 정산 주기를 단축하는 법안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이번 결정에 협·단체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3일 전체회의를 통해 유통업체와 납품업자 간 대금 지급 기한을 단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직매입 거래의 경우 대금을 지급하는 법정 기한을 60일에서 35일로, 특약 매입·오픈마켓 등 온라인 중개 거래에서는 40일에서 20일로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만약 월 1회 정산이 이뤄질 때는 매입 마감일로부터 20일 안에 대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그러나 대규모 유통업체의 책임이 없는 이유로 대금 지급이 어려운 경우에는 기한의 예외를 둘 수 있게 했다.
이번 법안 통과는 2024년 7월 발생한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발단이 됐다.
이같은 국회 결정을 두고 협·단체와 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지급기한을 획일적으로 앞당기면 유통업체의 운전자금과 정산 시스템에 급격한 충격이 발생하고 그 부담은 거래 축소·가격 인상·투자 감소를 거쳐 납품업체와 소비자에게 되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직매입 35일도 유통업체의 현금흐름을 급격히 압박한다며 국회와 정부에 재검토를 촉구했다. 여기에 법안의 취지인 중소 납품업체의 판로부터 위축될 수 있고, 빨라진 정산주기에 반품·환불·검수 등이 미흡해지면 소비자 보호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홈플러스 정상화 시기를 지나고 있는 유통업계에 추가 유동성 부담을 얹어서는 안 된다는 점과 학계의 경고를 반영해 단계적·차등적 대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반면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 사이에서는 온도 차이가 감지된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 당시 문제는 정산 주기가 아닌 대금 유용 문제였다”며 “정산 주기를 단축해도 대금을 마음대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정산 주기가 긴 회사들은 비교적 물품을 많이 매입하는 곳이다. 정산 주기가 짧아지면 지금처럼 많이 매입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제조사 입장에서는 재고 털기가 불가능해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에서는 정산 주기를 당기는 것 또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사업에 중대한 가격이 갈 정도로 주기를 당기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가 나올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셀러와 상생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실효성이 있는지를 따져보고 업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논의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현재 온라인 플랫폼은 사업 구조에 따라 다른 정산 주기를 채택하고 있다. 쿠팡은 주 정산과 월 정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주 정산은 매주 마지막날에서 15영업일이 지난 후 70%를 지급하고, 두 달 후 1일 남은 30%를 준다. 월 정산은 매달 마지막날로부터 15영업일 이후 판매대금의 100%를 정산해주는 체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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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는 매달 1~10일 사이 매입한 상품 대금은 내달 말일에, 11~20일 사이 매입 대금은 다둘 후인 10일, 21일~말일 매입 대금은 두 달 뒤인 20일에 정산하는 구조다. SSG닷컴의 정산주기는 대략 10~40일 사이다.
네이버는 빠른 정산을 통해 배송 시작 다음날 혹은 결제 후 3일 만에 대금을 정산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마켓과 11번가는 각각 배송완료 후 9일 이내, 익일 정산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