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의 환경정화 충당부채 회계처리를 감사한 회계법인이 당시 변경된 정부 공문과 추가 계약서 등을 제공받지 못했다고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2026년 제10차 증권선물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영풍의 외부감사인 측은 2021년과 2022년 감사 과정에서 변경된 정부 공문과 추가 토지정화계약서 등을 회사로부터 제시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감사인 측은 당시 영풍의 재경 및 제련소 담당자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정부 공문 변경이나 추가 계약과 관련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석포제련소 임직원이 오염면적을 축소한 혐의로 형사기소된 사실과 정화 대상에서 빠진 지역이 있었다는 점도 금융감독원 감리 과정에서 뒤늦게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신뢰도가 높다고 판단한 정부 공문에 왜곡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통상적인 감사절차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주장이다.
한 증선위원이 회사의 자료 제공이 충분하지 않아 감사 당시 정확한 판단에 한계가 있었다는 의미인지 묻자 감사인 측은 '그렇다'고 답했다. 관련 자료와 사실을 알았다면 감사 범위를 넓혀 회계처리 적정성을 추가로 검토했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감사 당시 진행된 영풍 직원 인터뷰 내용도 의사록에 포함됐다. 감사인 측에 따르면 제련소 담당자는 회사가 충당부채 산정에 반영한 토지 가운데 실제 정화가 가능한 면적은 20∼30% 수준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조업 정지가 영풍의 실적과 자산가치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자료를 놓고도 공방이 있었다. 감사인 측은 감사 당시 회사가 제시한 60일 기준 매출 감소 효과를 영업손익과 비교한 뒤 금액 차이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회사의 회계처리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금감원 감리 과정에서 확인된 90일 기준 매출 감소 효과 보고서는 감사 당시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감사인 측은 해당 보고서를 당시 확인했다면 회사에 회계처리 수정을 검토하도록 권고했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증선위는 영풍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석포제련소 주변 토양·지하수 정화비용과 관련한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거나 적게 반영했다고 판단했다. 환경 제재에 따른 조업정지 영향을 유형자산 손상평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점도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봤다.
이에 따라 증선위는 재무제표 시정 요구와 감사인 지정 3년, 전 대표이사 및 전·현직 임원에 대한 해임·면직 권고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위는 영풍에 204억 741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금융당국은 감사절차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한 외부감사인과 소속 회계사에게도 영풍 감사업무 제한 등의 조치를 내렸다.
영풍은 금융당국 판단에 불복해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영풍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장부를 조작한 것이 아니라 충당부채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당국과 회계적 판단이 달랐다는 입장이다.
관련기사
- 대법, MBK·영풍 경영협력계약 제출명령 유지2026.09.01
- 고려아연 주총 설명자료 놓고 공방...MBK·영풍, 삭제 요구2026.08.27
- '프로젝트 크루서블' 둘러싼 고려아연·영풍·MBK 갈등 재점화2026.08.09
- 영풍, 증선위 제재 집행정지…법원 "회복 어려운 손해 야기"2026.08.07
반면 금융당국은 확정된 정화의무와 관련 정보를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