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인님 웃는다~"…반려견도 사람 표정 읽는다

웃는 얼굴엔 보상 관련 뇌 영역 활성화…부정적 표정도 구별

과학입력 :2026/08/12 11:07    수정: 2026/08/12 11:13

반려견이 사람 얼굴 표정만 보고도 웃는지 화났는지 구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웃는 얼굴을 볼 때는 반려견의 뇌에서 보상 처리와 관련된 영역까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사람의 다양한 얼굴 표정을 보는 반려견의 뇌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한 결과, 표정에 따라 서로 다른 뇌 활동 패턴이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게재됐다.

과학자들은 개가 사람의 웃음이나 찡그린 표정, 울음 등 사회적 신호를 잘 파악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사람의 서로 다른 감정 표현을 개의 뇌가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웃는 얼굴을 볼 때 반려견 뇌에서 보상 처리와 관련된 영역까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제공=클립아트코리아)

연구진은 먼저 반려견 8마리를 대상으로 낯선 사람의 행복한 표정과 무표정 사진을 보여주면서 뇌를 촬영했다.

그 결과 행복한 얼굴을 봤을 때 반려견의 측두피질에서 미상핵까지 이어지는 영역이 활성화됐다. 측두피질은 고차원적인 인지 처리에, 미상핵은 보상 처리 등에 관여하는 뇌 영역이다.

연구를 이끈 라우라 쿠아야 빈대 연구원은 “특히 미상핵의 활동이 흥미롭다”며 “사람의 행복한 얼굴이 개에게 정서적인 의미를 가질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어 실험 대상을 반려견 12마리로 확대하고 행복과 분노, 공포, 슬픔을 표현하는 사람의 얼굴 사진을 보여줬다. 이후 머신러닝을 활용해 각각의 표정을 볼 때 나타나는 뇌 활동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앞서 발견한 측두피질-미상핵 네트워크는 행복한 표정에 특징적으로 반응했다. 이를 통해 사람의 웃는 얼굴과 분노·공포·슬픔 등 세 가지 부정적인 표정을 구별할 수 있었다.

반려견은 공포와 분노, 슬픔을 표현하는 얼굴을 볼 때 서로 구별되는 뇌 활동 패턴을 보였다.

더 흥미로운 결과는 부정적인 감정 사이에서도 나타났다.

뇌 전체의 활성 패턴을 분석한 결과 반려견이 공포와 분노, 슬픔을 표현하는 얼굴을 볼 때 서로 구별되는 뇌 활동 패턴이 나타났다. 개의 뇌가 사람의 표정을 단순히 ‘긍정적’과 ‘부정적’으로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부정적 표정도 구분해 처리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 제1저자인 라울 에르난데스-페레스 빈대 연구원은 “사람은 얼굴의 작은 차이를 파악하는 데 매우 뛰어나며 개 역시 그렇다”며 “개의 뇌를 연구하면 인간을 이해하고 협력하는 능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어떤 적응이 이뤄졌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능력이 개와 인간이 오랜 기간 함께 살아온 가축화 과정과 관련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인간과 영장류가 비슷한 사회적 능력을 보인다면 공통 조상에서 물려받았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지만, 개는 인간과 전혀 다른 진화 경로를 거쳤다. 그럼에도 인간과 함께 생활하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사회적 신호를 읽는 능력이 발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개가 인간과 똑같은 방식으로 감정을 경험하거나 사람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한 개가 모두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반려견이라는 점도 한계다. 길거리 등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는 개는 사람과 맺는 관계가 다른 만큼 인간의 표정을 처리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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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실제 생활에서 개가 사람의 감정을 파악할 때는 얼굴만 보는 것이 아니다. 몸짓과 목소리의 높낮이, 냄새 등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이용한다.

연구진은 향후 개가 얼굴과 목소리, 냄새 등 여러 신호를 어떻게 통합해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사람과 개의 뇌가 동일한 감정 신호를 처리하는 방식도 비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