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의결권 대리행사 직원 고소…영풍·MBK "허위 주장" 반박

주총 앞두고 공방 격화…"사원증 걸고 주주 접촉" vs "명함에 연합 대리인 명시"

디지털경제입력 :2026/03/09 17:28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MBK)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 대리행사 과정의 적법성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 일부를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고, 영풍·MBK는 이를 사실 왜곡에 기반한 허위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9일 고려아연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자사를 사칭하거나 주주들을 속이는 방식으로 위임장을 수집한 정황이 있는 영풍·MBK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 일부를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해당 피고소인들은 고려아연 사원증을 목에 걸거나 외형상 고려아연 직원으로 오인될 수 있는 상태에서 주주들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연락이 닿지 않는 일부 주주의 자택 앞에는 ‘고려아연'이라는 사명만 적힌 안내문이 부착됐으며, 이후 주주들이 안내문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하면 수차례 소속을 확인한 뒤에야 영풍 측 의결권 위임 수집 대행업체 직원이라는 사실을 밝힌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 고려아연 측 설명이다.

2025년 3월에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현장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은 이 같은 방식으로 일부 주주가 상대방을 고려아연 측 인사로 오인한 채 의결권 위임 여부를 검토하거나 위임 절차에 응하는 등, 실제 의사와 다른 판단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주주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자본시장법 제154조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과정에서 권유자의 신원과 소속, 권유 주체 등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수사 과정에서 피고소인들이 착용한 사원증이 실제 고려아연 사원증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 적용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행업체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업체가 특정될 경우 신속한 압수수색을 통해 범행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도 수사기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풍·MBK는 고려아연 측 주장이 사실관계를 왜곡한 일방적 주장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영풍·MBK는 입장문을 내고 “의결권 자문기관들은 자본시장법과 관련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며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며 “모든 권유 절차는 법률 자문과 내부 통제를 거쳐 진행되고 있어 사원증 위조나 회사 사칭과 같은 위법 행위는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영풍·MBK는 또 자사 대리인들이 주주 혼동을 막기 위해 명함에 ‘MBK·영풍 연합 대리인’임을 명확히 적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명함에 ‘고려아연 주주총회’라고 기재한 것도 해당 주주총회를 특정하기 위한 실무상 필수 표시사항일 뿐, 고려아연 직원으로 사칭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형사 고발이 정당한 의결권 대리행사 활동을 위축시키고 주주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기 위한 압박 수단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어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형사 고발은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주주권 행사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련기사

의결권대리행사 권유자 명함 이미지 (사진=영풍)

아울러 영풍·MBK는 오히려 지난해 1월 임시주주총회와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윤범 회장 측이 불법적인 상호주 형성을 통해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했다며, 이번 논란 역시 기존 위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영풍·MBK 측 대행업체 직원들로 인해 주주들의 불만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며, 선량한 주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추가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영풍·MBK 역시 오는 24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근거 없는 의혹 확산과 마타도어식 여론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양측의 공방은 더욱 격화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