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유럽 출장길에 올라 독일,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 각국을 방문하고 있는 중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뤼터 총리는 ▲최첨단 파운드리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확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 등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네덜란드 뤼터 총리와 만난 것은 6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9월 방한한 뤼터 총리를 맞아 삼성전자 전시관 '딜라이트'를 직접 안내하며 삼성전자의 사업 현황과 주요제품, 핵심 기술 등을 소개한 바 있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연구개발부터 설계, 장비, 전자기기 완제품까지 관련 산업 생태계가 고루 발전해 있는 국가다.
이 부회장은 뤼터 총리를 만나 반도체 EUV 장비 공급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업체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 필수 장비인 극자외선노광장비(EUV)장비를 전세계에 유일하게 공급한다. EUV 장비는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수량은 작년 기준으로 약 40대 정도뿐이어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만의 TSMC는 장비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에는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EUV 장비 경쟁 확보에 가세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20년 10월에도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버닝크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나 관련 반도체 장비 확보 논의를 한 바 있다. 같은해 11월에는 ASML 경영진이 한국에 방한하기도 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만남을 통해 반도체 이외의 분야에서도 삼성과 네덜란드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뤼터 총리는 평소 ICT, 전기차, E-헬스 등 혁신에 기반한 신산업에도 큰 관심을 보여 오고 있기 때문이다. 뤼터 총리는 지난 3월 윤석열 당시 당선인과도 통화해 양국 간 반도체, ICT 분야에서 협력 확대에 논의한 바 있다.
외교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네트워크를 '국가적 외교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기업인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적인 정·관계 리더들까지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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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럼프오바마/부시 전 대통령,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반 자이드 UAE 대통령, 모디 인도 총리 등 글로벌 리더들과도 교류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유럽에서 반도체 장비·전기차용 배터리·5세대(5G) 이동통신 등에 특화된 전략적 파트너들을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뒤 오는 18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