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럽 출장길에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삼성SDI가 스텔란티스 합작 법인 착공 시기를 특정하며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최 사장이 유럽 출장에서 또 다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유럽 출장 기간 반도체 공급망과 삼성SDI 헝가리 공장을 점검하고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인수합병(M&A)을 물밑에서 조율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애초 삼성의 5개년 미래 투자 계획에 배터리 분야가 빠졌지만 최 대표의 유럽 출장 동행으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의 출장길에는 최 사장뿐만 아니라 삼성SDI의 핵심 중역도 대거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혁 삼성SDI 연구소장, 박진 중대형전지사업부장, 김윤창 소형전지사업부장 등이다.
특히 이번 출장은 최 사장이 삼성SDI 대표를 맡은 이후 이 부회장과 함께하는 첫 번째 출장이다. 이같은 행보는 유럽 시장에서 삼성SDI의 배터리 입지를 다지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SDI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이후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합작법인 부지를 인디애나주로 선정하고 25억 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며 해외 진출 사업에 고삐를 당겼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된다. 독일은 BMW·폭스바겐·볼보·아우디 등 유수의 완성차 업체 본사가 자리잡고 있다. 이 부회장의 출장 동선은 완성차 업체와 글로벌 합작 동맹을 타진하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양분된 상황이라 완전한 합작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삼성SDI의 유럽 시장 매출은 4조8천847억원으로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삼성SDI가 이번 출장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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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 사장은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 일정 전체를 함께 소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배터리 영역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삼성SDI가 유럽시장에서 합작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이 정중동 행보를 보이는 이 시기가 승부수를 띄우기 좋은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