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취업제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시민단체가 고발한 사건에 경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이를 계기로 이 부회장에 대한 8.15 광복절 사면론이 탄력을 받을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경가법)상 취업제한 위반 혐의로 고발된 이 부회장을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리고 불송치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이 부회장이 급여를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취업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은 현재 무보수, 미등기, 비상근 임원인 상태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의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으며, 같은 해 8월 가석방됐다.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9월 "이 부회장이 회삿돈 86억원을 횡령해 유죄 판결을 받고, 취업제한 조치를 받은 상태에서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되면서 앞으로 경영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시작으로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영접했고, 대통령실 주관 재계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대외 보폭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이 부회장은 또 지난달 30일엔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 했으며, 다음날 31일에는 6년만에 삼성그룹의 중요 행사인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유럽 출장길에 올라 유럽 각국을 방문하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파트너사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경제계는 윤석열 대통령이 8.15 광복절에 이명박 전 대통령(MB)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을 사면 대상에 포함될지 주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이 부회장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분위기다.
더불어 윤 대통령은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이라며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경영 활동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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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는 지속적으로 이 부회장을 포함한 기업인들의 사면·복권을 요청하고 있다. 6개 경제단체장들은 지난 2일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만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사면 요청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최근 많은 기업들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라며 "기업인들이 세계 시장에서 활발하게 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기업인들 사면도 적극 검토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