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발발 초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진격을 저지하는데 큰 공을 세운 건 15세 소년이었다.
6일(현지시간) 글로벌 뉴스는 키이우의 자기 집 근처에서 드론을 날려 러시아 탱크부대의 위치를 파악해 우크라이나군이 곡사포로 폭파할 수 있도록 도운 건 안드리 포크라사란 소년이었다고 보도했다.
개전 초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드론 조종사를 급하게 찾았는데 러시아군의 진격로 부근에서 드론을 조종할 줄 아는 사람은 이 소년뿐이었다고 했다.
포크라사는 글로벌 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러시아군의 키이우 침공을 저지하는 걸 도왔다고 밝혔다.
소년의 부모, 우크라이나 드론연맹과 무인 정찰부대 사령관이 모두 이 사실을 확인해줬다.
소년은 “너무 무서웠지만 러시아군인들이 마을로 몰려오는 걸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민병대들이 찾아와 러시아군을 타격할 수 있도록 GPS 좌표를 알려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포크라사는 “그들이 러시아군 부대가 어디쯤 있는지 대략적인 정보를 줬고 우리는 오랫동안 전조등을 켠 채 이동하던 한 대의 트럭을 찾아낸 덕분에 부대의 정확한 좌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소년의 아버지가 소셜 미디어 앱을 통해 지역 민병대에게 알아낸 좌표와 사진을 보냈고 지토미르 도로에서 진격하던 러시아 최대 규모 탱크부대는 키이우 서쪽 40km 지점인 베레지브카 근방에서 저지됐다.
어린이도 조종할 수 있는 상업용 드론이 러시아군 부대의 이동부터 전쟁범죄까지 낱낱이 추적하고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하기 때문에 러시아군은 숨을 곳이 없었다.
우크라이나 드론연맹 회장인 타라스 트로이아크는 “드론은 전쟁의 게임 체인저”라며 “민간인 드론 조종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키이우는 벌써 러시아군에게 함락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크라사는 “처음엔 행복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침략자이긴 해도 어쨌든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다”라며 자기가 알려준 좌표 때문에 전사한 러시아군인들에 대해 느끼는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포크라사는 우크라이나에 남아 계속 군인들을 돕고 싶어 했지만 어머니 이리나는 그를 폴란드로 데려가 학업을 이어가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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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라사는 친구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 중의 하나와 자신이 드론을 갖고 어떻게 싸웠는지 이야기 해줬다며 “러시아군은 사실 그렇게 강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