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바람 잘 날 없는 상황에 술렁이고 있다. 검찰이 산업부 청사를 압수수색하며 중단됐던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교부와는 통상 기능을 놓고 샅바싸움을 벌이는 등 부서 안팎으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기업·노동범죄전담부(부장검사 최형원)는 지난 29일 중부발전·남동발전·남부발전·서부발전 등 한국전력 산하 공기업과 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에너지공단·한국광해광업공단·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산하기관 8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5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청사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사흘 만에 발전 자회사 등 산하기관 8곳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을 비롯해 당시 일선에서 사퇴를 종용한 산업부 국장 등 실무진들까지 사정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임기가 시작되면 당시 탈원전 정책을 조율했던 국장급 이하 실무진도 좌천성 인사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조성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친원전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윤 당선인이 전 정권 적폐 수사로 산업부를 겨냥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런가하면 산업부는 통상 기능을 놓고 외교부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29일 "우리 국익과 국격에 대한 일말의 고려 없이 사실에 반하는 내용을 소위 타국 정부 입장으로 왜곡해 국내 정부 조직 개편 관련 논리로 활용하려는 국내 부처의 행태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발단은 한 경제매체의 보도다. 미국 정부 고위 관료가 산업부 통상 기능을 외교부로 이관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는 내용이 보도되자 외교부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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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해당기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통상교섭 업무를 둘러싼 두 부처 간 기싸움은 가열되는 분위기다.
산업부 관계자는 "과거엔 정권 기조에 따라 정책 집행한 것을 법적으로 책임을 묻는 문화는 없었다"면서 "이번사태로 산업부 내 공무원들이 많은 회의감에 젖어있는 상태다. 옛날처럼 새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에 대해 역동적으로 나서려는 분위기도 많이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