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빠진' 롯데칠성 실적…신동빈 회장 공백 탓?

음료·주류 전 사업 부진…박윤기 롯데칠성 대표 실적 반등 입증해야

유통입력 :2026/03/10 16:59    수정: 2026/03/10 17:19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의 양 축 가운데 하나인 롯데칠성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같은 식품 계열사인 롯데웰푸드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롯데칠성 실적만 꺾인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성장세도 둔화된 흐름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칠성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조 9711억원, 영업이익 167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 9.6% 감소했다.

음료·주류 동반 부진…전 사업 부문 실적 하락

전 사업 부문 실적이 하락한 탓이다. 음료 부문은 매출 1조 8143억원, 영업이익 73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 29% 줄어들었다. 주류 부문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7.5%, 18.8% 줄어들었다.

크러시 광고 모델 카리나. (사진=롯데칠성음료)

이는 회사가 제시했던 목표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롯데칠성은 2024년 연간 실적 발표 당시 2025년 매출 4조3100억원, 영업이익 24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매출 4조 300억원, 영업이익 1850억원으로 목표치를 한 차례 낮췄다.

롯데칠성 매출이 역성장한 시점은 신동빈 롯데 회장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시기와 맞물린다.

신 회장은 지난해 3월 롯데칠성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며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룹 3대 축 중 하나인 유통군 실적이 악화하면서 이를 살리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2017년 롯데칠성 사내이사에 처음 이름을 올린 뒤 2019년 말 사임했다. 계열사 겸직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 영향이다. 이후 3년 만인 2023년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해석됐다. 통상 오너가 등기임원으로 이사회에 참여하면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실제 신 회장이 사내이사로 복귀한 첫해인 2023년 롯데칠성 매출은 전년 대비 13.5% 증가한 3조 2247억원으로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5% 줄어든 210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에도 롯데칠성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2% 줄었지만, 매출이 24.8% 성장하면서 4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종합음료기업 중 처음으로 4조 클럽을 달성한 것이다.

임기 마지막 해 맞은 박윤기 대표…실적 반등 시험대

올해 역시 신 회장이 롯데칠성 사내이사로 복귀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오는 1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는 이양수 영업2본부장과 임준범 ESG본부장의 사내이사 선임안만 올라왔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제공=롯데칠성음료)

이에 따라 올해는 박윤기 롯데칠성 대표에게 실적 반등을 입증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지난 2021년부터 롯데칠성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식품 계열사들의 고강도 쇄신 인사가 이뤄졌지만, 박 대표만 유임됐다. 박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롯데칠성은 국내 사업에서는 비용 효율화를, 해외 사업에서는 확장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 근속 10년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전국 영업조직을 전면 개편해 효율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메가브랜드 육성과 아직 개발되지 않은 시장(화이트 스페이스)을 발굴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음료 부문에서는 페어링·건강·환경을 중심으로 제품을 강화하고 주류는 저도와 논알코올 제품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글로벌 사업에서는 보틀링 사업 확대를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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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은 올해 목표치로 매출 4조 1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제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 영업이익은 19.6% 증가한 수준이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제시한 목표치는 대내외적 불확실성 확대에 기인한다”며 “국내 음료·주류 시장의 비우호적인 업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 사업도 일부 부담 요인이 존재하고 있지만 필리핀 법인 손익 개선 본격화 등은 긍정적인 요소”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