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이달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 3세대를 이전 세대 출시 이후 2년만에 내놓았다. 아이폰SE 3세대는 최신 프로세서 A15 바이오닉과 5G 통신을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나머지 부분은 이전 세대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아이폰SE 3세대를 며칠간 대여해 사용해 봤다.
■ 5년 전에 머문 디자인과 스펙...가벼운 폰 선호자라면 장점일 수도
아이폰SE 3세대의 외형은 2020년 출시된 아이폰SE 2세대와 동일하며, 후면이 유광 처리된 점이 특징이다.
아이폰SE의 4.7인치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와 넓은 베젤(테두리)을 접했을 때 처음에는 적응이 안됐다. 최근 몇 년간 6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아이폰SE의 4.7인치 화면으로 인터넷 서핑을 할 때는 물론 유튜브 등 동영상을 시청할 때마다 답답함을 느꼈다.
아이폰13 화면이 6.1인치, 평소 사용하는 갤럭시Z플립3가 6.7인치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아이폰SE 화면 크기는 확연히 작았다. 아이폰SE가 전체 크기는 동일하더라도 화면 테두리를 줄이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일례로 아이폰13 미니는 테두리를 최대한 줄이면서 화면을 키워 5.4인치 화면을 갖고 있다.
최근 OLED 패널을 탑재하는 스마트폰이 주류가 된 가운데 아이폰SE 3세대는 LCD 패널을 탑재했다는 점도 아쉬웠다. 최근 저가형 스마트폰에도 OLED가 탑재되는 모델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LCD 디스플레이는 장시간 게임을 하거나 내비게이션 구동시 번인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아이폰SE는 이전 세대와 동일한 터치 ID 홈 버튼이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아이폰 홈 버튼은 2017년 아이폰X 이후 사라졌으나, 아이폰SE은 여전히 유지해 오고 있다. 넓은 테두리와 함께 적용된 터치 ID 홈 디자인은 올드해 보일 수 있지만 지문인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반가울 만한 기능이다.
아이폰SE의 작은 화면은 단점이지만, 반면 작은 사이즈의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는 관심을 끌만하다.
아이폰SE 사이즈는 세로13.8cm x 가로6.7cm x 두께0.7cm, 무게 144g으로 콤팩트하다. 특히 여성 사용자 또는 손이 작은 사용자의 경우 한 손에 쏙 들어오고, 주머니에 잘 들어가는 아이폰SE가 편리하게 느껴질 것이다.
■ 배터리 용량 2시간 늘었다지만…체감 안돼
아이폰SE의 작은 배터리 용량은 여전히 불만이다. 3세대 배터리 용량은 2018mAh이며, 전작 아이폰SE 2세대(1821mAh) 보다 10% 증가했다. 이는 최신 스마트폰 등과 비교했을 때 꽤 적은 용량이다. 이달 출시된 삼성전자 중저가형 갤럭시A 시리즈에 5000mHAh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애플은 최신형 A15 프로세서를 탑재함으로써 저전력 기능이 강화됐고 이전 세대 보다 2시간 사용시간이 늘어났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아이폰SE를 완전충전한 후 와이파이 연결로 사용해 본 결과 마음 놓고 하루 종일 사용하지 못했다. 만약 아이폰SE를 셀룰러 모드로 썼다면 사용 시간은 더 짧았을 것이다. 또 고사양 게임 또는 동영상 시청을 자주하는 사용자라면 아이폰SE의 배터리 용량에 불편함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평소에 사용하고 있는 갤럭시Z플립3(3300mAh) 또한 적은 배터리 용량으로 유명한데, 아이폰SE의 배터리 차감되는 속도가 갤럭시Z플립3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아이폰SE는 갤럭시Z플립3 대비 적은 배터리 용량으로 비슷한 구동 시간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배터리 용량에 대해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면 자주 충전하면 된다. 아이폰SE는 20W 이상 규격의 어댑터를 연결하면 단 30분만에 최대 50%까지 고속 충전을 할 수 있었다.
■ 카메라 기능 기대 이상…사람만 인식하는 '인물모드' 아쉬워
후면에는 1200만 화소 카메라 1개, 전면 7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됐다. 최근 중저가형 스마트폰에도 카메라가 3개 또는 4개가 탑재되고 화소수도 훨씬 높기 때문에 아이폰SE의 후면 1개 카메라는 비교적 초라해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 촬영해 본 결과 기대 이상의 결과물에 놀랐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SE는 A15 바이오닉의 16코어 뉴럴 엔진과 이미지처리장치(ISP)를 통해 머신러닝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분석해서 최적으로 촬영해준다고 한다. 인물모드는 사람을 인식한 후 뒷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는 구조다. 아이폰SE의 인물모드는 사람의 피부색을 인식한 후 최적의 톤으로 보정해 준다고 한다.
아이폰SE로 촬영한 사진을 보니, 고사양 스마트폰 카메라처럼 선명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을 촬영하는데 만족할만한 결과물이었다.
다만, 아이폰13 시리즈 등이 인물모드에서 사람뿐 아니라 반려견, 반려묘 등을 인식할 수 있다는 점과 달리 아이폰SE는 인물만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또 별도의 야간모드 촬영이 없다는 점도 같은 가격대의 스마트폰과 비교해 부족한 부분이다. 야간 촬영에서 빛의 선명도가 떨어졌다.
■ 아이폰13 A15 바이오닉 두뇌 탑재…걱정 없는 성능
아이폰SE 3세대는 보급형 스마트폰임에도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아이폰13에 탑재된 A15 바이오닉 프로세서가 동일하게 탑재됐다는 점에서 큰 이슈였다. 그런 점에서 아이폰SE을 사용하기 전부터 성능 부분에서 튼 걱정은 되지 않았다. 이미 아이폰13 시리즈가 A15의 성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성능 확인에 흔히 쓰이는 긱벤치5로 아이폰SE 3세대 성능을 측정한 결과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아이폰SE 3세대의 점수는 싱글코어 1737점, 멀티코어 4691점이 나왔다. 이는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3의 점수(싱글코어 1728점, 멀티코어 4481점)와 비교해 동등한 수준이다.
고사양 게임인 원신을 플레이 했을 때도 빠른 속도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장시간 사용했을 때 발열이 발생됐지만, 이 부분은 모든 스마트폰에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 아이폰 입문자에게 추천
아이폰SE 3세대 가격은 저장용량에 따라 ▲64GB 59만원 ▲128GB 66만원 ▲256GB 80만원이다. 색상은 미드나이트, 스타라이트, 프로덕트레드 등 3종으로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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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사고 싶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망설여진다면, 아이폰SE 3세대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중고등 학생 또는 아이폰 입문자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여진다. 또 콤팩트한 사이즈를 선호한다면 아이폰SE가 휴대성에 있어서 하나의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4.7인치 화면, 적은 용량의 배터리, 7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1200만 화소 1개의 후면 카메라 등은 아쉬운 부분이다. 만약 카메라 촬영을 많이 즐기고 조금 더 넓은 화면을 원한다면, 돈을 더 보태서 90만원대의 '아이폰13 미니'를 구입하는 것이 대안이 될 것 같다. 아이폰13 미니는 5.4인치 화면에 12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1200만 화소의 듀얼 후면 카메라를 탑재한 제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