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16년 만에 처음으로 하루 이용자가 줄어드는 ‘낯선 경험’을 했다. 거침 없는 하이킥을 계속해 왔던 페이스북의 하루 이용자가 사상 처음 감소하면서 성장성이 한계에 달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페이스북을 서비스하고 있는 메타는 2일(현지시간) 2021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이날 메타는 지난 해 4분기 매출 336억7천만 달러, 주당 순익 3.67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두 가지 모두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핵심 서비스인 페이스북 이용자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안겨줬다.
메타는 지난 4분기 페이스북의 하루 이용자 수는 19억2천90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분기 19억3천만 명에 비해 100만 명 줄어든 수준이다.
이날 메타는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다른 서비스들의 하루 이용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메타 서비스 전체의 하루 이용자는 28억2천만명이라고만 밝혔다. 이 수치는 전 분기에 비해 1천만 명 늘어난 것이다.
■ 페북·인스타그램·왓츠앱 합산 이용자도 1천만명만 늘어
페이스북은 그 동안 '거침 없는 하이킥’을 계속해 왔다. 따라서 비록 100만명에 불과하지만 하루 이용자 수가 감소한 것은 충격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메타 입장에서 더 아픈 부분은 핵심 매출원인 북미 지역 이용자가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8억 600만 명, 유럽은 3억900만명으로 각각 전분기에 비해 100만명씩 증가했다. 반면 북미 하루 이용자는 1억9천500만명으로 전분기보다 100만명 감소했다.
전체 매출 33억6천710만 달러 중 북미 지역에서 올린 것은 15억8천260만 달러였다. 전체 매출의 47%를 북미 지역에서 올린 셈이다. 이 지역에서 사상 처음으로 이용자 수가 감소했다는 것이 페이스북 입장에선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소셜 미디어 전문 매체인 소셜미디어투데이는 또 다른 문제를 제기했다. 소셜미디어투데이는 “사람들이 온라인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페이스북 이용자 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 동안 페이스북은 ‘아재들의 플랫폼’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많이 받아 왔다. 틱톡, 스냅챗 등이 인기를 끌면서 젊은층들 사이에선 페이스북이 뒷전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내부 고발자인 프란시스 하우겐은 지난 해 "미국 10대와 젊은층들 사이에서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2012년 이후 18~24세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최근 들어 페이스북이 텃밭인 북미시장에서 성장이 정체된 것도 젊은 층 유입에 실패한 때문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았다. 이번에 사상 처음으로 하루 이용자 수가 줄어든 것은 이런 비판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메타가 이번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젊은층들이 많이 찾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까지 합한 전체 이용자 수도 1천만 명 증가에 머물렀다. 양호한 4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의 성장성에 의문 부호가 따라붙는 것은 이런 상황과 관련이 있다.
페이스북이 지난 해 메타로 회사명을 바꾸면서 ‘메타버스 퍼스트’를 선언한 것도 이런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를 앞세워 젊은층이 다시 찾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야심을 강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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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분기 성적표는 페이스북이 왜 그런 절박한 변신 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잘 보여줬다.
'아재 플랫폼'으로 전락한 페이스북이 다시 젊은층의 사랑을 회복할 수 있을까? 페이스북 제국을 이끌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는 당분간 이 질문을 부여잡고 골머리를 썩여야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