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말까 고민할 때 꼭 사는 기자가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속에서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으로 경험해 본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음악이나 동영상 스트리밍부터 이커머스 유료 멤버십, 독서 플랫폼, 여성용품 등 구독하는 서비스만 세어 봐도 족히 10개는 된다. 따지고 보면 다 필요한 서비스이기도 하지만 한 번 구독을 시작하면 끊기 어렵고, 구독 서비스 할인의 유혹을 떨치기 힘들어 이렇게 유지하고 있지 않나 싶다.
몇 달 전 기자에 눈에 들어온 새로운 구독 서비스는 술담화의 담화박스다. 쉽게 말해 달마다 다른 술 세 병을 배송받는 서비스인데, 전통주를 중심으로 한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10월부터 최근까지 세 번의 담화박스를 받아 보았다. 10월에는 삼양춘, 모리, 오향주라는 술이 들어 있었다. 이는 각각 탁주, 증류식 소주, 약주이다. 탁주를 좋아하는 남편과 도수가 센 술을 좋아하는 기자가 모두 좋아할 만한 술이 들어 있어 만족도가 컸다.
11월에는 벗이랑, 대대포, 문삼이공 약주가 왔다. 이달 또한 다양한 술을 맛볼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었다. 약주는 깔끔했고, 대대포와 벗이랑은 걸쭉한 맛이 일품이었다.
12월 담화박스는 지난 16일에 도착해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다. 연말을 맞이해 붉은색 컨셉으로 리큐르와 탁주, 과실주가 담겨 있었다. 모두 기념일에 어울릴만한 컨셉을 가지고 있어 기대된다.
술담화는 담화박스에 술을 포장할 때 술에 대한 설명과 추천 안주 등을 담은 설명서를 함께 보내준다. 주종과 도수, 재료와 양조장과 같은 간단한 설명뿐만 아니라 향미 그래프를 통해 술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또한 술의 이야기를 담은 글도 적혀져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술의 라벨 디자인 설명부터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알 수 있다.
설명서 중 특히 안주페어링에 관한 글이 마음에 든다. 술에 특징에 맞춰 안주를 추천해 주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담화박스 구독 이후로 특별한 날의 음식 준비도 바뀌었다. 예전엔 음식을 준비한 다음 그에 맞춰 술을 골랐다고 하면, 이제는 준비돼 있는 술에 어울리는 음식을 준비한다.
담화박스 가격은 3만9천원이다. 단품으로 살 때보다 저렴한 가격에 술을 배송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회사 측은 12% 정도 할인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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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은 항상 매월 셋째 주 목요일이다. 결제 일이 13일 기준이기 때문에 이를 넘기면 배송도 다음달로 넘어간다. 쉬어가기라는 기능이 있어 구독을 잠시 중단할 수도 있다. 물론 언제든지 해지도 가능하다.
주변에 이 서비스를 소개하면 '하다 하다 술도 구독하냐'는 반응도 있었지만, 매월 셋째 주가 기다려진다. 술담화는 최근 30억원 투자를 받기도 했는데, 앞으로 추천 알고리즘 고도화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공지능(AI)이 추천해주는 술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