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이 연말까지 신용대출 신규 판매를 중단한다. 가계대출 잔액을 줄이기 위해서다.
올해 DB손보에서는 보험료를 담보로 잡는 약관대출만 새로 실행할 수 있다. DB손보가 취급하는 가계대출 2가지 중 약관대출만 되고 신용대출이 막혔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지난 1일 신용대출 신규 영업을 중단했다. 오는 12월 31일까지 홈페이지·모바일·콜센터 등 모든 영업망에서 신용대출을 판매하지 않는다.
DB손보는 자사 보험계약을 1년 이상 유지 중인 만 26세 이상 고객 또는 개인 신용대출 심사를 통과한 사람에게 신용대출을 내준다.
DB손보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 계획에 따라 전년 대비 증가율을 조절하기 위해 신용대출 일시 중단했다”며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방침을 준수하고자 9월 1일부터 연말까지 신용대출을 잠정 중단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DB손보의 가계대출채권 중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3천108억원이다. 3천615억원이던 1년 전보다 오히려 줄었다. 이는 금감원이 현재 공개한 최신 실적일 뿐, 보험사는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신규·상환 규모를 목표에 맞춰야 한다.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에 올해 가계대출을 지난해보다 4.1% 이하만큼만 늘려도 된다고 권고했다.
다른 보험사들도 가계대출 규모를 조절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지키라고 강하게 요구하는 만큼 보험사 대출 영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가계대출 신규 물량과 상환되는 물량을 감안해 알맞은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이 약관대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객이 이미 낸 보험료로 빌려주는 돈이기 때문에 가계대출 총량을 규제할 때 약관대출은 빼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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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모든 금융권의 가계대출을 규제하는 방안은 수긍한다”면서도 “총량을 규제하더라도 보험 약관대출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약관대출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내에서 돈을 빌리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해약환급금의 70~80%를 빌릴 수 있다. 보험사는 담보를 잡기 때문에 약관대출 신용 위험이 낮다고 평가한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 등은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는다. 이들 보험사들은 판매를 중단할 수 없는 약관대출이더라도 총량을 줄이기 위해 대출금리를 올려가며 소비자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