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그리고 투자와 투기 사이...도지코인, 급등락

밀레니얼 세대의 새로운 투자성향이라는 평가도 나와

컴퓨팅입력 :2021/04/21 15:28    수정: 2021/04/21 16:26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내세워 장난처럼 만들어진 도지코인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매수운동이 펼쳐진 20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상승세를 타고 한때 역대 최고가 기록에 근접했다가 이후 급격하게 하락한 것이다.

이번 매수 운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놀이처럼 시작됐고, 많은 사람들의 투심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밀레니얼 세대의 새로운 투자성향을 목격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20일 한때 0.42달러(약 470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24시간 전 대비 25%나 폭등한 것이다. 지난 16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0.43달러에도 근접했다.

시바견이 마스코트인 암호화폐 '도지코인'.(사진=미국 씨넷)

이번 상승장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진행된 매수 운동에 영향을 받았다. 도지코인 투자자들은 4월 20일을 '도지데이'로 정하고, 도지코인 매수 운동을 벌였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도지데이(#DogeDay), #도지420(#Doge420) 해시태그를 단 지지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실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가 일제히 하락하는 중에도 도지코인은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갔는데, 인터넷 커뮤니티의 느슨하지만 조직적인 움직임 덕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도지데이의 매수 운동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0.42달러를 찍은 후 하락하기 시작해 현재 0.32달러까지 떨어졌다. 단시간에 23%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시가총액도 500억 달러(약 56조원)까지 커졌다가 450억 달러 규모로 축소됐다.

도지코인은 2013년 12월 비트코인 열풍을 풍자하기 위해 IBM 출신 개발자 빌리 마커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개발자 잭슨 팔머가 장난삼아 만든 코인이다. 도지코인의 마스코트인 시바견은 당시 인터넷에서 인기를 끈 밈(유머)에서 따 왔다.

도지코인은  그렇게 '장난스러운 코인' 정도로 여겨졌으나, 올해 초부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도지코인을 여러차례 언급하면서 가장 뜨거운 코인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 가격이 0.01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단 3개원 만에 3000% 이상 폭등했다.

도지데이를 기념해 만든 인터넷 밈

도지코인 투자자 중 상당수가 인터넷 밈에 익숙한 밀레니얼이라는 점을 들어, 도지코인 인기를 밀레니얼의 투자 성향과 연관지어 설명하려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 대출업체 넥소의 안토니 프렌체프 공동 설립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도지코인 투자자 중 상당수는 밀레니얼"이라며 "도지코인은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대정신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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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암호화폐 스타트업 밸러의 다이애나 빅스 CEO는 로이터에 "도지코인은 인터넷 밈을 차용해서 장난삼아 만들어졌고, 이제 밈을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새로운 세대가 주요 투자자가 됐다"며 "흥미로운 수렴현상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탈중앙화 금융 스타트업 에이브의 아짓트리파티 기관사업 총괄은 온라인 소셜미디어에서 시작된 랠리로 "도지코인 랠리는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일반 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에 맞선  게임스탑 때와 동일한 현상이 연장된 것"이라고 봤다.